[개.고.생]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

<5> 엄마고양이를 따라하는 아빠

by 하투빠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어쩌면 무시무시(?)한 내용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부부는 결혼 후 3년동안 야식을 거의 먹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아기를 낳기 전까지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분명히 저는 연애할 때부터 2세에 대한 생각도 없었고, 결혼한 후에도 2세 계획에 동의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왜 2세 계획을 위한 몸 관리를 하게 된 것일까요? 그 이유가 다소 어이없긴 한데, 제가 2세 계획을 거부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를 낳는 것에 찬성을 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반대도 하지 않은 상태였죠. 그래서 어떤 결정을 하게 되더라도 그에 따라 몸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야식을 끊고 몸관리를 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따지고 보면 의견을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은 저의 우유부단함(?)이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야식을 먹지 않는 것은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과학적인 이유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죠. 그리고 건강한 몸을 만들고 유지하는 건 임신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저녁을 먹은 이후로는 야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주 가끔 치킨 등 야식을 먹기도 했지만, 거의 4개월에 한 번 먹을까 말까할 정도로 적은 횟수였죠. 그렇게 우리 부부는 기약 없는 2세 계획을 위해 야식을 먹지 않고 몸 관리에 힘썼다.


그런데 사실 억울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스무 살부터 혼자 자취생활을 하면서 야식이 거의 습관화되어 있었고, 아내는 원래 야식을 먹지 않는 사람이었죠. 그래서 야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아내에게는 엄청난 노력이라기보다 그냥 일상적인 생활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그것은 엄청난 노력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빨리 결정했어야 합니다. 야식을 먹지 않는 것에 동의한 그 순간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2세 계획은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부부가 몸 관리를 위해 만들었던 생활 습관 중 또 다른 한 가지는 바로 꾸준한 저녁 산책이었습니다. 신혼이었던 3년의 시간 동안 매일 1시간 이상 산책을 했어요. 산책을 하면 굳이 카페 등 다른 곳에 가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산책을 참 좋아했습니다. 물론 둘 다 원래 걷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구요. 꾸준한 산책 덕분인지는 몰라도, 총각 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았던 저의 몸은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졌습니다. 일을 할 때도 에너지가 충분했던 것 같아요. 산책의 장점들을 피부로 느끼다보니 그 시간이 낭비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매일 아내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하루에 1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대화를 나누다보니 웬만해서는 다툴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혹시나 다투더라도 금방 해결되었죠.


당연하게도 2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부관계를 자주 하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부관계와 임신 간의 관련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떤 이는 횟수는 적더라도 한 번에 확실하게 하는 것이 임신 확률을 높인다고 말합니다.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무조건 횟수가 많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죠. 사실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엔 너무 힘이 듭니다. 부부관계와 임신 문제에 대한 정답이 존재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각자의 성향이나 컨디션에 따라 판단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와는 상관없이 많은 부부들의 의견이 일치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임신을 하기 위해 숙제하듯 부부관계를 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분위기와 마음이 맞아서 자연스럽게 부부관계를 하는 것이 가장 좋겠죠.


다들 학창시절에 시험을 쳐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시험에서 100점을 받으려면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 공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100점을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죠. 시험범위에 따라 공부를 해야 하고, 또 내가 공부했던 내용 중에서 시험 문제가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내가 기억하고 있어야 하구요.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시험에서 100점을 받으려면 실력도 필요하지만, 운과 타이밍도 따라줘야 한다는 점이죠. 마찬가지로 우리 부부가 2세를 준비한 기간에 비해 일찍 임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결혼 후 3년동안 건강한 몸을 유지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운과 타이밍도 따라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일이든 행운에만 의지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에, 우리는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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