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_멘도롱하고 벤지롱하고 촘말로 좋수다!
어느 나라에서 어느 지역을 여행할 때 지나고 나면 무엇이 기억될까? 그곳에서 묵었던 숙소 중 가장 화려한 곳? 먹었던 것 중 가장 값비싼 음식? 다녀온 여행지를 생각해보면 나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로 그 여행이 기억된다.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하면서도 될 수 있으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일부러 말도 붙이며 그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어울려보는게 시간이 흘러도 기억속에 남았다.
야시장 분위기를 느끼고 저녁거리도 살 겸 동문시장에 갔다. 싱싱한 딱새우, 고등어, 방어회에 딱새우튀김, 한치튀김, 오징어만두, 흑돼지도넛, 전복김밥, 떡갈비튀김, 버터문어 스테이크, 통게딱지 밥, 랍스터 마농구이, 감귤크리미,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생긴 떡에 딸기와 한라봉이 들어있는 디저트까지!
보기만해도 군침이 줄줄 나오는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 천국인데 맛있어 보이는 푸드트럭 앞에는 여행객들의 줄이 끝이 안보이게 서있다.
좁은 골목에 사람들도 많고 배고파하는 아이들을 달래며 얼른 줄없는 곳에가서 음식 두어개 사고 숙소로 가려는데 "아이구~ 이쁜이들 엄마랑 여행왔어요?" 하며 타코야끼 사장님께서 사양할 틈도 없이 하트 핀을 아이들 머리에 하나씩 찔러주신다. 기념품 샵을 지날때마다 아이들이 갖고 싶어했던 건데 이렇게 우연하게, 우연한 장소에서 아이들 머리위로 뿅하고 하트가 솟아올랐다.
"나도 딸이 둘인데 이젠 다 커버렸지. 아유 요럴때가 있었는데~"하며 안아주시는데 사람을 좋아하고 반기는 정이 느껴졌다. 낯선 장소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뿅 하고 솟은 하트처럼 내 마음에도 하트가 만들어졌다. 환한 미소로 웃어주고 낯선 객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주는 마음씨로 그 여행지는 기억된다. 그 사람이 있기에 그곳에 또 가고싶은 이유일지도 모른다.
배고프고 다리아픈데 갑자기 귀인에게 하트핀 하나씩 얻은 자매는 신이나서 핀을 빼지 않았다. 다음날 제주공항에서부터 김포행 비행기 안에서까지 하트핀을 하고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리고 엄마의 만류에도 하트핀을 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가서 사랑을 퍼트렸다. 지금도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동문시장에 가면 꼭 하트핀언니를 다시 만나고싶다.
멘도롱하고 벤지롱하고 촘말로 좋수다! 동문시장은 따뜻하고 깨끗하고 정말 좋다.
멘도롱하고 벤지롱하고 촘말로 좋수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