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쏟아지는 슬픔에 대하여
할머니와 함께했던 통영의 중앙시장과 통영의 바다에 짠 냄새, 할머니가 해주셨던 도루묵찌개, 할머니와 함께 했던 목욕탕 그리고 방학이면 할머니 집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공포영화. 그런 나를 위해 과일을 정성스레 깎아주시는 할머니의 모습들이 사진의 한 장면들처럼 마구 떠올랐다. 가슴이 아렸다. 목소리를 듣고 싶고 안고 싶고 냄새가 그리워졌다.
이젠 다신 볼 수 없는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꾸역꾸역 참아왔던 슬픔이 터져버린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