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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즐기는 인생
부생:덧없는 인생.
by
세림
Aug 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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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부모를 인연으로
약속하지 않은 곳에 태어나
알 수 없는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렇게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을 선물 받아 살아간다.
하지만 그 공평한 시간은 각자 제공된 유효기간이 달라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어진 만큼 살아내야 한다.
우린 그 속에서 얻은 어쩌면 넘치는 부,
혹은 얻지 못해 서러운 가난.
남보다 못해 버리고 싶은 가족, 도망치고 싶은 병마.
삶 속에 맞닥뜨리는 수많은 변수와 예기치 못 한 이야기들에 둘러 쌓인다.
더 잘 살고 싶고,
더 잘 버티고 싶고,
더 잘 이겨내고 싶은 것이 삶이거늘.
아등바등 우린 어제와 오늘을 버티며 또 새로운 내일을 기다린다.
내일을 기다리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마주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는 하루를 우린 자신의 자리에서 그렇게 또 맞이할 수밖에 없으므로.
한 치 앞을 몰라 한발 한발 내딛는 걸음이 불행으로 향하는지, 행복으로 향하는지 알 수 없기에 돌이켜 삶을 되뇌어 보니 남는 건 아쉬움뿐이었다.
치열하게 혹은 무열하게 살아낸다 하더라도 죽음 앞에 그저 똑같은 아쉬움만 남긴다면 덧없는 인생...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기꺼이 즐기는 인생을 살고 싶다.
덧없다 생각하면 한없이 부질없는 삶,
덧있다 생각하면 한없이 감사한 삶이다.
와인도 취하는게 인생이다. 달콤함의 끝
"인생이 재미없다."
라는 말을 달고 사는 친정 엄마를 보며 저는 말합니다.
"인생이 매일 재미있으면 심장 폭행당해!"
라고.
십일 중에 하루만 즐거워도 살아 있는 게 감사한 삶이라 생각해요.
오늘은 괴롭고 힘들어도 내일은 아닐 수 있잖아요.
오늘은 꿈과 멀어진 것 같아도 내일은 가까워질 수 있잖아요.
오늘은 살아 숨 셔도 내일은 내 숨이 어찌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잖아요.
바로 1시간 뒤도 어찌 될지 모르는 이벤트가
넘쳐나는 게 또 인생이라 생각해요.
그러니 원망하고 짜증 내고 화가 가득한
하루이기보다 의연하게 오늘을 대처하고 무덤덤하게 채워 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죽음을 지켜보는 자의 슬픔은 그저 말할 수 없고 아무리 호상이라도 떠나보내는 시간들은 그저 한 없이 허무하게 다가옵니다.
좋은 추억보다 못해준 것들만 생각나니 이 또한 남겨진 자의 몫인 것을 중년에 배웁니다.
아직도 배울 게 많은 인간임을 나였음을 글로 쓰며 가슴에 새깁니다.
향년 93세 외할머니를 보내며...
21.07.30.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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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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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을 꿈꾸며 행복을 그리는 나만의 결혼, 육아, 일상을 나누고 싶어요. 브런치에 글을 쓰며 미래를 걸어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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