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기회가 되어 70대로는 보이지 않는 잘 가꾼 인상을 가진 초면의 선배들과 4박 5일 골프여행을 하게 되었다. 언니가 없는 나로선 나이 많은 여성사람 골퍼에 대한 선입견은 없었다.
캐디 없이 카트를 운전하며 진행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고 공도 스스로 낙하지점을 찾아야 하는, 그래서 노련한 플레이어가 아니면 좀 헤매면서 시간을 지체할 수밖에 없다. 앞뒤 플레이어들에게 피해가 안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이 와중에 나는 나잘란 여자사람의 행동을 고스란히 그리고 적나라하게 보게 되었다.
1. 본인의 공 떨어지는 지점을 본인이 기억을 못 하고 이리저리 찾다가 못 찾으면 동반자들을 질책한다.
2. 좋다. 싫다. 별로다. 촌스럽다. 등등 자신의 기준에서 모든 상황을 표현한다. 18홀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본인 마음에 든 샷이 없었는지 얼굴 한 번 펴지 않는다. 소박한 클럽하우스, 좀 불편한 목욕탕, 숙박시설 등등 여자사람 골퍼 마음에 든 건 거의 없는 듯했다.
3. 그리고 질문과 응답은 없고 각각 자신이 처한 상황만 얘기한다.
머리가 지끈지끈 시끄러웠다. 같은 시각의 순간에 오간 대화는 다음과 같다
"내 공 못봤어?"
" 정타에 안맞아 거리가 안났네"
" 캐디가 없이 하니 힘들어"
" 두 번째 친 공도 안보이는데 좀 찾아봐"
이런 혼자말이 오가더니 동반여자사람골퍼가 작은 소리로 슬쩍 말한다.
" 본인 공은 본인이 찾아야지 원 참'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고 럭셔리하게 누렸고 그래서 기준선이 높아 또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그 기준에 못 미친 것이다.
나이 들면 살아온 세상에서의 경험이 전부라는 그 좁은 냄비 속의 개구리 같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랴!
그 냄비를 뛰어넘고 나올 준비를 하면서 살아가길 바란다. 나이에 상관없이. 젊을수록 미리미리 나이 듦에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