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보틀, 오모테산도에서
커피보다 더 향기로운 것
코로나 이후라고 해야 하나? 그 이전부터 유명 스타벅스나 보통의 식당에서 거의 셀프로 각자가 자신이 주문한 걸 가져오고 또 퇴식구로 가져간다.
우리에게 주어진 벨번호로 불리거나 음식명으로 불리기 일쑤다.
" 아메리카노 2잔 나왔습니다"
" 비빔밥 3개 시키신 분~~"
이렇게 불리면 냉큼 가지러 가야 한다.
도쿄 첫날 오모테산도역 근처의 네즈미술관이 나의 첫 목적지. 전날 홈페이지에서 티켓구매를 입장 첫 시간대인 10시.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일찍 숙소를 나오니 9시에 미술관 근처에 도착. 시간이 남아 근처 카페를 검색하니 블루보틀이 딱! 떴다.
좀 이른 시간이기도 했지만 카페가 많은 지역이 아닌 듯했다. 거의 청담동 같이 명품 단독매장이 모여있다. 주택가 2층에 있는 블루보틀로 올라간다.
나는 커피선호족이 아니라 서울에서도 블루보틀엔 가보질 않았기 때문에 두 곳을 비교할 수는 없다. 단지 이곳의 서비스에 살짝 따뜻함이 느껴졌달까 나?
커피와 브런치를 주문하니 역시 벨을 준다. 내부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리고는 나의 이름을 묻는다.
그래서 살짝 어리둥절.
" 송 데스"
" 하이"
자리를 잡고 창밖을 보고 있는데 벨이 울린 후 작은 목소리로 두 번 부른다
"송 사마 송 사마"
그랬구나. 벨도 울리지만 주문자 이름도 같이 불러 주었다.
아? 그래서 이름을 물었구나고 알게 된다.
아주 사소한 존중이지만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10번 손님 주문 나왔습니다"
이런 호출보다 인간미가 묻어나질 않은가?
번호로 불려지는 카페나 식당은 이제 안 가고 싶어 진다. 가기 전엔 번호호출 여부를 알 수 없지만 블루보틀에서 이런 존중을 받고 보니 나도 생각을 한다.
존중을 받아야 존중을 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고.
그래서 도쿄에서 블루보틀 서비스에서 한 가지는 배웠다. 도쿄여행에서 얻은 한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