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도로 찾았다
그 많은 카페. 그만큼 많아지는 커피의 다양한 맛을 나는 사실 구별하는 미각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카페라테나 카푸치노를 주문해선 황설탕을 첨가해 먹는데 사실 나를 만족시키는 맛은 커피믹스의 맛이다. 그런데 나이 들어 대사증후군인 당뇨 전단계 진단을 받으면서 어쩔 수 없이 아메리카노를 선택하고 그 한 잔의 아메리카노에 뜨거운 물을 더해 연한 보리차 같이 마시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사실 그 다양한 청량음료나 하다못해 그 비타 500조차 나는 입에 대지 않는데 단지 나의 장이 거부하기 때문이다. 집에선 여러 가지 자연재료 즉 보리, 옥수수, 도라지, 구기자 등등을 우려 마신다. 아무 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 중요하다는 마시는 물에 대해선 그냥 대강대강 끓어 마시는 걸로 위생을 챙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밀크티. 이 맛에 대해선 좀 까다롭게 즐기려는 편이다. 지금까지 한 5년 동안 밀크티의 맛을 찾기 위해 나름 조금의 노력을 한 편인데 오늘 대략 내 입맛을 충족하는 맛을 찾았다. 내 취향 맛을 찾았다는 건 그동안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나의 혀에 대한, 내가 좋아하는 카멜색, 나의 맛감각을 제대로 알아낸 것이다.
마치 그동안 적당한 색상의 옷을 마구 사다 입다가 나의 칼라를 제대로 찾아 나를 나답게, 나를 더 멋있게 하는 라벤더 색상의 옷을 입었을 때 느끼는 뿌듯함과 비슷하다.
tea 종류는 커피 외엔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홍차, 과일향이 가미된 tea는 더욱더. 카모마일, 로즈메리 등의 허브차도 게다가 녹차 역시 내 머리를 지끈하게 만들었다.
한 7년 전 스리랑카 여행을 할 때 홍차산지, 공장을 방문하고 호텔에서 밀크티를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목 넘김과 식도를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이 꽤나 좋았다. 그리고 약간의 달콤함까지. 그 이후
나는 그 비슷한 맛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다.
먼저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그 나라에서 제조(?) 및 포장한 홍차를 여러 가지 구입한다. 사실 거의 모든 브랜드의 홍차재료는 인도, 스리랑카산이다. 유럽은 그 찻잎을 구매하여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만든다고 한다.
파리에선 일단 1회용 순면티백의 비싼 홍차 Maison Fondee en 1854 브랜드를 구입한다. 지식이 없으니 돈으로 밀고 나갔지만 고급티는 밀크티를 만들면 그 고급진 향이 우유의 맛에 묻혀 너무나 약한 tea향으로 너무 만족스럽지 못했다. 일단 다른 향이 가미되지 않는 black tea, English breakfast tea 종류를 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하는 건 Lipton 홍차다. 거의 모른 편의점이나 대형마켓에서 오랫동안 봐왔던 브랜드다. 이 립튼은 홍차맛이 거칠다. 밀크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 덜하다. yellow라벨은 좀 낫지만 이상하게 이 라벨은 요즘 근처 마켓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주로 여름날 물에 우려 마시는 종류만을 판매해서 내가 원하는 립톤티는 찾을 수 없어 쿠팡을 뒤졌는데 쿠팡에서 판매하는 건 대용량이라 선뜻 주문하기 어렵다.
요즘 우리나라에선 립톤홍차는 사라지는 중이다.
두 번째 시도는 밀크티 베이스를 사는 것이었다. 요즘 인터넷쇼핑몰에서 많이 판매하고 있다.
내가 산 베이스는 나름 만족할 부드러움과 발란스가 좋았지만 내가 원하는 당도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무가당을 사면 유기농 설탕을 첨가해야 하고 가당 베이스는 당도가 좀 강했다. 그래서 6개월 만에 패스
세 번째 시도는 롯데몰 내 TWA 매장에서 마시는 것이었다. 아주 만족했다. 그러나 2만 원 이상하는 가격과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번거로움과 오픈된 매장이 주는 불편한 개방감. 그리고 chrolis 매장의 밀크티. 발란스는 좋으나 당도가 나에겐 좀 과했다 차뮬리에도 나의 당도조절은 맞추기는 쉽지 않을 터. 그리고 각각의 카페에서 파는 밀크티는 정말 하나같이 성의가 없고 우유와의 밸런스와 당도가 비위가 상할 정도였다. 그래서 pass
오늘 시도한 밀크티 만들기.
일단 쿠팡에서 고민 끝에 구입한 테틀리 Tetley의 English breakfast tea 100개들이 4만 원이 안 되는 가격. 이 브랜드는 지금까지 내가 접해보지 못한 브랜드다. 보통의 tea일 경우 나는 1회용 2개를 우려내는데 이건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풍미를 보여준다. 당도를 책임질 비정제원당인 아우노슈가 한 숟갈 넣어 마시면서 나름 내 취향의 맛을 찾았다. 뜯었지만 사용하지 않은 일회용은 우려 놓고 내일 마셔야 할 듯싶다.
자신의 맛 취향도 몰라 그동안 카페에 갈 때마다 무조건 주문하고 다 마시지도 못했던 카페라테나 밀크티. 이제 무조건 평범한 아메리카노 시켜 뜨거운 물로 희석하여 반쯤 마시고 지인들과 시간을 함께 하다가 집에 와서 혼자 밀크티를 즐길 테다. 나만의 밀크티를.
그리고 홍차와 우유가 어우러져 만들이지는 그 부드럽고 따뜻한 카멜색상도 나는 너무 좋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