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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석 타고 밥은 해 먹고

은퇴여성은 이렇게 여행한다

by 빅토리아

이번 주 금요일 5월 16일이 출국날이다. 근 일 년을 준비한 여행이다.

절친의 지인 K여사는 이태리 돌로미티를 꼭 가고 싶은데 자유여행으로 가면 좋겠다는 부탁을 나한테 했다. 절친을 통해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자유여행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항상 패키지여행만 다녔는데 누군가한테서 들었단다.


" 돌로미티 여행은 지금까지 살아온 나를 위한 선물이었어요"


이 말을 듣고 가슴이 설레었고 본인도 꼭 가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한테 의뢰를 한 것이다.


이때가 작년 24년 5월 어느 날

나 또한 돌로미티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잠시 고민 후 자유여행을 승낙하고 동행을 구한다.

마침 딱 그즈음에 자유여행을 나랑 같이 가고 싶다는 Gym에서 같이 운동하는 H여사가 있었다. 그녀는 예민하지 않고 무던한 마음씨를 가진 것 같았다. 패키지여행에 익숙한 사람은 자유여행에서 겪는 불편함을 힘들어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60대 여성 4인으로 동행은 결정되었다. 그리고 여행기간은 25년 5월~6월로 정해진다.

이미 잡혀 있는 일정들이 있어 여행을 결정하고 일 년 뒤인 2025년 5월에야 가능한 날짜를 뺄 수 있다 했다.

얼마 전 알고 보니 K여사는 올 초 갑자기 아들이 결혼을 한다기에 6월 이후로 날짜를 정하라고 했다 한다.

그만큼 K여사는 이번 여행을 먼저 제안하고 기대가 컸기 때문에 고민은 했지만 여행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한다. 후후후


항공권구매부터 호텔, 렌터카, 스위스패스, 융프라우패스, 우피치미술관 티켓 등등 모든 걸 내가 다 한다.

20여 년 전부터 해 온 나 홀로 배낭여행자인지라 여행계획 짜는 일을 힘들어하진 않는다. 하지만 너무 긴 시간 동안 이 여행계획을 머릿속에 넣고 있다는 것이 힘들다고 느꼈다. 근 일 년 동안을 예약하고 설계하고 변경하고 확인하는 일이 이번엔 그리 만만치 않았다. 35일간의 여행이라 그런가?


5월 16일 출국, 6월 21일 귀국


돌로미티는 이태리 북부라 스위스와 인접국 가라 내가 가보지 못한 스위스를 먼저 보고 난 후 가지로 한다. 돌로미티는 고지대라 6월 이후에야 길도 열리고 리프트도 탈 수 있다기에 여행 후반부로 넣을 수밖에 없었다.


먼저 항공권 검색부터 시작했다. in과 out를 어디로 할 것인가? 부터 결정해야 했다. Evian에서 라운딩을 한 번 하자는 강력한 의견이 있어 in은 취리히 out는 베니스로 결정되었다.

항공권은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올라가고 마음도 덩달아 갈팡질팡 했지만 다행히 다들 비즈니스석으로 다녀오는데 동의한다. 다들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고 나름 은퇴 후 생활을 여유롭게 즐기는 은퇴여성들이라 다른 곳에 아끼고 편하게 다녀오는 것에 마음을 같이 하여 다행이었다. 대신 스위스에서는 세끼를 다 해 먹으며 다닐 예정이다.


취리히-루체른-인터라켄-파코-에비앙-스피츠-밀라노-피에몬테-루카-피렌체-볼로냐-만토바-돌로미티-베니스

15곳의 호텔 예약, 3번의 렌터카 예약, 3번의 기차티켓 구매, 라 스칼라의 오페라 티켓 구매, 에비앙 골프와 호텔 예약, 스위스패스권 구입, 융프라우패스권, 우피치미술관 가이드투어 예약, 두오모 성당 입장권 구매 등등 어느 하나 쉽게 되지 않는다. 검색하고 또 검색하고.

물가 비싼 스위스에선 무조건 식사는 직접 만들어 먹을 것이다. 가져갈 필요한 한식 식자재 비용으로 25만 원을 썼다.

이번 여행사진의 콘셉트는 아마 스위스에서 만들어 먹은 식사가 될 것 같다. 그동안의 자유여행에서도 해 먹었지만 사진과 메뉴를 기록하진 않았다.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대신 직접 해 먹는 식사로 충분히 그 비용은 빠질 것이라 생각한다.

바쁘지 않은 60대 은퇴여성들의 여유로운 여행이 이제 시작되려 한다.

준비는 다 되었다. 긴장되고 출국날짜를 기다리던 긴 시간이 조금은 힘들었지만 이전의 여행처럼 일정대로 무사히 잘 다녀올거라 믿는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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