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리지 않는 문
오늘은 유럽여행 20일 차다.
몇 년 전 프랑스 자유여행 땐
파리의 가르니에 오페라하우스 화장실에서 갇히고 노르망디 근처 air bnb숙소 화장실에서도 갇혔고.
파리 숙소에서는 열쇠를 두고 나오는 바람에 blacksmith 수리공을 불러 200유로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번 이태리 여행에서 2번의 유사한 일을 겪었다.
Alba의 숙소는 멋진 전망을 가진 농가숙소였다. 70대의 주인부부는 1층에 거주하고 우리 일행은 2층에 이틀 묵었다. 도착 첫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문이 철컥하는 소리가 나더니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일행이 급히 나가 외출하려던 주인부부를 불러 바깥에서 문이 열었지만 다시 문을 닫으니 또다시 열리지 않는 것이다. 외출하려는 부부는 20 여분 수리하려다 결국 문고리 자체를 해체했다. 다음날 다시 교체하여 다른 문고리 열쇠를 달았다.
그들은 이런 일이 처음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떠나올 때 화이트와인 한 병을 선물로 주었다.
뭐 여기까진 약간의 해프닝이라고 여긴다.
대체로 유럽의 오래된 집의 현관문은 육중하고 열쇠는 복잡하지 않은데 이상하게 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미세한 손의 느낌으로 열 수 있다. 집집마다 디지털도어를 달아 놓은 집은 본 적이 없다. 그들은 편리함보다 섬세하면서도 손의 감각으로 열쇠를 돌리고 철컥거리는 수동적 감각을 더 즐기는 듯하다.
Lucca의 숙소는 정원이 있는 다가구주택의 1층이다. 열쇠꾸러미를 2개 주었다. 각 꾸러미바다 3개의 열쇠가 달려있다. 전체 현관문. 우리 숙소현관문. 안에서 잠그는 열쇠까지.
피사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열쇠꾸러미가 1개밖에 안 보여 찾았으나 집안에 있겠지... 하고 숙소문을 잠그고(잠그기는 쉽다) 열기 연습을 하는데 열리지 않는 것 아닌가? 어휴~~~ 하며 피사를 다녀온 후 다시 열어보자며 피사로 갔다. 숙소로 돌아온 시간은 아직 환한 8시. 아무리 해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주인인 세레나를 부르고 그녀 아버지가 장비를 가지고 열어보고, 2층 총각이 와서 도전해도 끄덕하지도 않는다.
" 아마 열쇠가 아래쪽 구멍에 들어있는 것 같은데... 그러면 위 열쇠로 잠가도 열 수 없다"
는 것이다. 윗 열쇠는 바깥에서 잠그고 여는 열쇠, 아래 열쇠는 방에서 잠그는 열쇠용이란 거다. 어젯밤 분명 방에서 잠궈을텐데.
결국 세레나는 blacksmith를 부르고 1시간 뒤에 온 수리공도 30분 이상 씨름하다가 아래쪽 열쇠구멍을 박살내고 꽂힌 열쇠를 빼내고 새 열쇠장치를 달았다. 수리비는 전적으로 우리 몫이었다. 200유로를 깎아 170유로 현금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드렸다. 11시에 숙소를 들어가 다들 굶은 채로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유럽의 현관은 아주 무겁고 단단하며 열쇠로 쉽게 열리지 않는, 조금 비밀스러운 뭔가가 있다. 아무나 내 영역으로 들이지 않겠다는 무언의 방침이라도 있듯이. 여행자로서 늘 유럽숙소를 드나들 땐 열쇠관리를 잘하고 부주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있는 피렌체 숙소도 같이 간 일행은 여전히 잘 열지 못해 내가 열어줘야 한다. 섬세한? 경험적인 어떤 감각이 있는지도..
2025.6.8
피렌체에서 빅토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