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도 제대로 못하고
60대인 우리가 여고생일 때? 그 이후에도 여자들 입을 오르내리던 혐오스러운 단어가 있다.
<바바리 맨>
정신분석학적으로 성적 욕구를 제대로 분출하지 못한 미성숙된 남성이 여성 앞에서 자신의 중요 부분을 과시하듯 노출하는 남성.
우리 일행 4인은 65세 할매들인지라 누구의 눈에도 어떤 성적 대상은 아니지 않은가?
푸하하하 ~~~
하지만 밀라노 젊은 남성 눈엔 아닌 모양이다.
우리는 시내 중심에 숙소를 정했고 두오모성당을 가기 위해 버스정류소에 다 같이 서 있었다.
신호등도 없는 도로인데 조그만 승용차가 바로 우리 옆에 잠시 선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 차는 가지 않고 있어 B여사의 시선이 아마 그 차의 운전자로 향했는가 보다.
갑자기
" 아악~~~ 저 미친 놈이...."
" 아니 왜 그래요?"
" 저 놈이 창문 연 채로 바지 내리고 그걸 잡고..."
" 무슨? "
고함소리에 승용차가 급히 떠난 후에야 우리를 그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다.
" 에고고 무작정 비명부터 치지 말고 제대로 반응해야지 ㅋㅋ "
" 그런 경우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놀라지 말고 슬쩍 외면하라고 그러던데.."
" 그래도 막상 보니 비명부터 나오더라고요"
" 푸하하하 이태리 젊은 남자 것은 어떻던가요?"
" 놀라서 제대로 감상도 못했어요"
아이고... 손자까지 있는 할매들의 입담으로 기분 나쁜 상황을 농담으로 마무리했지만 당한 B여사는 내내 기분이 꿀꿀했다고.
" 담부턴 의연히 대처해 볼게요. 이번이 처음이라 좀 당황했거든요 "
늘 보통의 상황에만 여행객이 노출되는 건 아니다. 특이한 경우에도 너무 놀라지 말고 시야를 넓힐 기회로 삼아 이태리를 여행한다.
4명의 65세 은퇴여성은 무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