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
35일간 자유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귀국하기 전날. 일행 4인은 베네치아 본섬을 마다하고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낮 12시경 나에게 문자가 온다.
<20일 새벽 6시 출발인 베니스발 파리행 비행기가 취소되었다>는.
나는 정말 놀랐다. 베니스-파리 환승-인천도착 에어프랑스 티켓인데 이렇게 갑자기 취소라니...
가슴이 철컹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에어프랑스 한국어 톡채널에 긴급상황을 알린다.
하지만 24시간 운영이 아니라 읽지 않는다. 우야꼬.
그럼 파리 가는 에어프랑스를 알아보니 오후 6시 45분에 자리가 있다. 근데 인당 150만 원. 아무리 급해도 이건 아니다 싶어 보류.
항공사 관련일을 잘 아는 경험자인 딸에게 급한 전화를 돌렸으나 연결이 안 된다.
아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마침 퇴근 후라 바로 스카이스캐너로 베니스발 파리 항공권 검색해도 가격은 마찬가지. 기차로 파리까지 가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내가 영어가 되나... 이태리어가 되나... 난감 난감. 어디로 연락을 취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다. 서울의 에어프랑스 서비스는 이미 업무시간 종료.
이러는 사이 30분 정도 지나니 메일이 온다. 새로운 예약이 되었다는. 휴우~~~ 한숨을 돌리고 보니 우리 일정의 모든 항공편이 취소되었다네. 에어프랑스사가 파업을 했다는 후문, 베네치아 항공운송도 파업이라고.
다시 이메일로 에미레이트항공으로 베네치아-두바이 4시간 환승-인천 이란다. 체크인하려니 아직 에미레이트항공앱에 예약자료가 나타나지 않았다. 초조하게 기다린다.
오후 2시쯤 에미레이트항공사에서 보낸 메일이 오고 온라인체크인을 한다. 한숨 돌린다.
그 2시간 동안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아마 흰머리가 더 늘어났을 거다.
에어프랑스 비즈니스티켓은 저렴해서 그런지 라운지 사용을 할 수 없는 표였는데 에미레이트항공표는 라운지 사용가능 표였다. 새벽 6시 출발에서 오후 3시 45분으로 조정되어 새벽 3시에 예약한 공항밴의 시간변경을 위해 애는 먹었지만 전날 밤11시쯤 연락이 되어 무난히 변경한다. 20일 천천히 준비하여 11시 공항으로 이동한다. 이태리 공항밴은 가격이 비싸다. 20분도 안 되는 거리에 15만 원 정도다.
아무렴 전날의 그 황당함이 가시고 나니 돈도 문제가 안되고 귀국할 수 있다는 사실에 65세 할매들은 마냥 기쁠 뿐이다.
택스리펀도 모두 디지털화되어 여권만 보여줘도 다 자료가 뜨는 것 같다. 다른 서류는 더 이상 필요치도 않아 아주 편리해졌다.
한숨 돌린 우리 일행은 마르코폴로 라운지에서 점심을 먹고 두바이로 가 베니스보다 훨씬 많은 음식이 준비된 라운지에서 와인도 마시는 기회를 가진다.
인천에 무사히 도착해 모두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에어프랑스의 빠른 재예약으로 이렇게 무사히 귀국해 얼마나 다행인지...
이번 자유여행에선 별스런 상황을 제법 겪어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지나고 나니 다 돈 주고 산 귀한 경험이라고 여기기로 한다.
65세 은퇴여성들은 무사히 또 잘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