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이길 수 있는 건 없다
카밀라와 다이애나
이 나이에도 나는 여전히 로열패밀리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 요즘 버스정류장의 약간 낯 뜨거운 광고사진 <너튜브의 알고리즘이 너를 알고 있다>는 조금 얄밉기는 하다. 나의 치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특히 내가 관심 있게 보는 왕세자비 케이트의 의상이다. 유럽의 패션계가 연구하는 다양한 색상의 조화 그리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미적 감각과 심플하면서도 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 보여주는 고급스럽고 품격 있는 디자인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녀의 시어어니 다이애나의 의상도 무척 아름답지 않았는가? 그러다 보니...
카밀라의 영상은 늘 그렇듯 불륜녀의 주홍글씨에 맞게 우아하지 않은 모습들만 있고 나이 든 할머니의 우글쭈글한 주름진 얼굴과 세련되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왕비인 그녀를 비하하는 많은 영상들을 보면 저절로 흥! 그러면 그렇지. 하며 비교한다.
다이애나. 35세의 그 젊디 젊은 모습과 세련된 의상으로 영원히 살아있는 그녀.
도저히 비교가 안 되는 두 여성이다. 78세와 35세.
그 어떤 너튜브 영상에도 카밀라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영국에서 제작된 너 큐브 동영상을 보고 싶어진다. 과연 영국 내에서도 저렇게 외모와 매너만으로 두 사람을 비교하고 있을까?
다이애나의 아들인 월리엄에게서 무시를 당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걸 보여주는 현재 영국 왕비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불륜녀의 이미지가 강한 카밀라.
이들 세 사람 관계의 핵심은 찰스국왕에게 있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카밀라를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연상녀이자 이혼녀인 그녀를 오랫동안 지순 지고 하게 사랑했다는 건 영국 왕실의 유전자의 힘일지도 모른다. 찰스의 큰 할아버지 또한 왕위를 버리고 미국이혼녀와 결혼하지 않았는가. 유전자의 힘은 세다 세.
어쩌겠는가? 그녀 카밀라만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속마음을 다 털어놓아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고 의지가 되는데.
세상에 이런 순수한 남자가 있다니 그 남자가 영국 왕세자라니.
누가 거절을 하겠는가? 카밀라 또한 이 남자를 어찌 거절을 하겠는가?
남녀관계가 이렇게 완벽하게 심리적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
젊고 이쁜 다이애나는 찰스왕세자에게 절대 줄 수 없는 심리적 안정감, 다이애나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을 카밀라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지? 그 남자의 무거운 어깨의 짐을 덜어준 카밀라.
누구도 깨뜨릴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
세상은 카밀라만 욕하고 있다. 세상(?) 전부가 아니라 우리나라 너튜브의 알고리즘이. 이럴 땐 영어를 잘해서 영국 본토가 바라보는 카밀라에 대한 평을 보고 듣고 싶기는 하다.
본처와 情婦 라는 단어가 주는 도덕적 판단이 유달리 우리나라 본처 입장에서만 다루고 있다. 하기 가십거리로 얼마나 재미있는가?
情婦는 후처가 되어도 본처보다 대우를 덜 받아야 공정하다는 관습적 판단. 그만큼 우리나라에선 버림받은 본처가 많았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이제 시대는 달라졌으나 오래된 의식이 변하기는 쉽지 않을 터.
카밀라는 찰스의 절대적 사랑과 지지를 받았으니 일찍 죽은 다이애나와의 비교에서 자존심 상하진 않을 테고 오래 살았으니 그녀가 이겼다.
축하합니다. 카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