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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현의 뛰어난 맛. 두부요리

별 2개를 주다

by 빅토리아

건강식이라 밥상엔 늘 두부요리를 준비하려 애쓴다. 식당에 가도 메뉴에 두부가 주재료인 두부전골을 선호하는 나이대가 되었다. 두부의 맛은 어느 식당을 가도 대등 소이한 편이라 생각한다.

이번 일본 규슈지역의 사가현 온천여행을 다녀왔다. 타케오, 우레시노 그리고 사가시.

일본음식은 내가 먹기엔 양이 적절? 하고 정갈하게 느껴서 시각적으로도 좋아하는 편이다. 입 짧은 편이라 영양을 고루 갖춘 식사를 선호하지만 맛의 평가나 표현하기를 즐겨하진 않는다. 근데 타케오에서 먹은 두부샤브는 아주 만족스러워 그 맛을 표현하고 싶어 적어본다.


두부요리의 일본식 이름은 溫泉湯豆腐. 온천지역의 특색요리인 듯 우레시노 온천마을에서도 비슷하게 조리된 두부뚝배기 정식이 나온다. 하지만 다케오의 온천두부탕은 두부샤부샤부처럼 전골냄비가 끓으면 야채와 얇게 썬 고기를 넣고 익힌 다음 깨소스에 찍어 먹는다. 딱히 재료가 특별나거나 비싸지 않은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요리다.


즉석 불판에 1센티 두께의 두부 몇 점과 물? 이 담긴 냄비를 올린다. 어떤 육수일까 해서 물을 맛보지만 멸치나 가쓰오부시 맛은 나지 않는? 두부 만들 때 추출되는 그냥 간수맛이었다. 첫 코스로 두유를 선택하는데 알코올 없는 사케 두유를 선택해 마시는데 약간 달짝지근한 따뜻한 콩물이다. 중국에서 아침식사로 마시는 떠우장보다 좀 더 콩맛이 더 나는 고급진 맛이 났다, 냄비 속 물이 따뜻하게 데워지면 두부를 건져 소스에 찍어 맛본다. 그냥 1개쯤 맛본다. 참깨를 즉석으로 빻아서 소스에 넣는데 탁자 위의 3개의 소스병에 간장, 초간장 그리고 스금이 들어 있다.

그리고 국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두부가 약간 흐물거려지면서 국물이 두유처럼 약간 아이보리색처럼 변한다. 두부의 겉면이 물에 흐물 되어 마치 콩국수 국물처럼 보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변하는 두부의 모양과 맛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 국물에 야채와 고기를 데쳐 먹는다. 맛이 담백하다. 소스와 아주 잘 어울린다.


접시에 3조각의 두부가 나온다. 콩두부, 깨두부, 땅콩두부. 각 두부마다 다른 소스가 얹어져 있는데 그 맛조합이 뛰어나 나는 감탄한다.

땅콩두부를 식감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아주 잘 쑨 도토리묵을 먹는 식감과 비슷하나 그보다 더 부드러운 느낌에 도대체 어떻게 어떤 비율로 만들었을까 궁금해졌다. 땅콩두부 조각은 소금과 올리브오일 소스를 추천한다. 딱 한 조각이라 너무 아쉬웠다.

식당 겸 카페에 다양한 두부를 판매하고 있었지만 아직 귀국날이 일주일 남은 터라 구입할 순 없었다. 근데 귀국 전 가본 사가현 우레시노 마트에도 땅콩두부를 팔고 있는 걸 보면 그 식당에서만 제조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맛은 다르지 않을까 싶다.

야채와 고기를 다 먹고 나면 죽을 끓인다. 이것 또한 우리나라 샤브코스와 비슷하다. 남은 콩물에 밥과 파와 김을 넣고 끓인 후 소스를 가미해 먹는다.

역시 담백하고 전혀 비린 맛이 없다. 소화에 전혀 부담도 없다.

'미쉐린 별 2개를 줘도 되겠다 ' 후후후

아주 평범한 메뉴에 평범한 맛이지만 하나하나에 빈틈없는 맛의 조화가 있었다. 건강한 맛에 반했다.


두부제조 기술만큼은 사가현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뛰어나다. 우리나라도 좀 더 다양한 두부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 두부요리는 온천수로만 가능할 것 같지만 난 집에서 연두부를 간 다음 두부를 넣어 온천탕두부처럼 한 번 시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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