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환자생활

간호병동 입원기

by 빅토리아

수술 하루 전날 오후 3시경 병원에 입원수속을 하고 간호병동의 6인실 침상이 배정되었다.

보호자병동은 가족이 병실에서 환자를 보살피고 간호병동엔 간호사, 간호조무사, 기능원 분들이 병동을 관리하고 있다.

아들딸은 직장인이라 간병하기엔 부적절하고 70대인 남편은 더 부적절하기에 간호병동을 선택한다. 병실 가격을 보니 6인실 기준으로 간호병동이 일반병동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하건대 병실에 간호사가 상주하고 있어 의료케어를 더 자주 받고 직접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처치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기능원 구별은 그들의 유니폼 색상으로 가능하다. 환자들의 일상을 위한 여러 가지 사소한 요구는 간호조무사분들이 해결해 준다. 수술 후 몸이 불편하거나 낙상의 위험이 있는 환자들의 화장실 이용 시 동행하고 마실 물은 정수기에서 받아 가져다주며 기타 소소한 요구를 다 소화한다. 그리고 환자의 머리를 감겨 준다. 몸이 불편해서 , 나처럼 목을 구부리기 힘든 환자 등등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병동에선 아마 가족이나 간병인이 해야 할 일을 간호조무사, 기능원분들이 성실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몇 년 전 주위의 노년여성들 사이에 간호조무사 자격증 따는 분위기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취득하긴 쉽지 않다는데 이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젊지 않은 조무사여성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내 힘으로 자격증을 취득하여 내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존중받을 일이다. 허드레일이라고 무시당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당당한 직업이다.

남성전용병동에는 남성간호사, 남성조무사와 남성기능원분들이 있어 역할 분담을 하는 것 같다. 예전보다 남녀 구별 없이 좀 더 세분화된 직업군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건 우리 사회도 양성평등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간호대학에 남자가 지원했다는 것이 이슈가 되어 매스컴을 탄 적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 병동은 그 변화로 현장이다. 이렇게 변화하는 세상을 관찰하는 것도 내가 살아있어 할 수 있다


수술 후 전신마취가 깨지 않아 조무사의 도움으로 화장실을 다녀오고 걸어 다닐 수가 없어 마실 물을 보온병에 받아달라고 부탁도 했다. 80미터 복도 양쪽에 입원실을 두고 종사자들은 정말 부지런히 바쁘게 일하고 있다.

이러나저러나

나는 병원과 친하고 싶지 않다. 계속 찔러대는 주사기의 무서움을 극복하기 힘들고 조무사에게 평소 내가 하던 아주 사적인 일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불편하다.


나는 슬기로운 일상인으로 살고 싶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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