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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토리아 Apr 02. 2024

이혼전문변호사가 말한
황혼이혼 사유에 대한 의견

  우리나라 이혼율을 보면 신혼이혼(결혼 4년 이내 하는 이혼)이 30%, 황혼이혼(결혼 20년 이후 하는 이혼)이 40%라고 한다. 나는 신혼이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그 이혼사유에 대해 들어도 개인적으론

 

  '세상이 참 많이 변했군. 우리 나이대와 그 이전의 여성들이 여권신장을 위해 무던히 노력한 결과 지금 세대의 여성들이 그 과실을 따 먹네'라고 생각하며  그 현상에 대해 그리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20년 전만 해도 이혼 사유의 1순위는 남편의 외도였고 가정폭력 또한 순위가 높았다고 하니 그 시대 남성들의 결혼생활에 대한 일반적 의식 수준은 상당히 낮은 수준임이 확실하지 않은가?

이혼전문변호사에게 찾아온 황혼이혼을 원하는 남자들의 사유는 여러 가지이나 가장 많이 아내에게 분노하는 건  <아침밥을 차려주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이혼하려는 은퇴남성들이 변호사를 찾아와 말하는 이혼사유 1순위라고 한다. 변호사는 이렇게 조언하고 있다.

" 남편들에겐 아침밥상을 받는 일은 당신들의 자존심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니 웬만하면 아내분들이 차려주면 안 될까요? 열심히 일하고 은퇴했고 물론 젊은 시절 돈 번다고 유세도 물론 많이 했겠지만 그래도 좀 너그럽게 봐주면 좋겠어요"  


이 조언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1. 전업주부이든 맞벌이주부이든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여성들은 아침밥상 차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남성들은 밥상 차리는 수고로움과 노동에 대한 가치 자체를 정말 부정한다.  즉 밥상을 위한 여성의 정신적 노력과 신체적 노동을 아예 수치상으로 0으로 생각하고 있다. 

2. 그러니 밥상 차리는 일에 대한 여성의 노동력을 0으로 여겨 가치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를 하기는커녕 분노부터 터지는 것이다.

3. 지금까지 자신이 누려온 젊은 날의 사회적, 가정에서 누려온 위치를 은퇴 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여기지만 그동안 아내인 여성의 존재이유에 대해 딱!  아침밥상 차리는 정도의 가치로만 여긴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4. 감정통장이라는 것이 있다. 부부가 오랜 세월 동안  희() · 노() · 애() · 구() · 애() · 오() · 욕()을 접하면서 둘 사이에 감정들을 공유하고 혹은 버리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남성들이 가지지 못한 오래된 감정통장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마이너스감정으로 결국 여성이 황혼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5. 은퇴한 586세대 이전의 남성들까지 포함해 오랫동안 밥상을 차리는 여성, 즉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져왔는지 묻고 싶다. 물론 60대 이상의 남성들이 다 남성우월적 사고를 가진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갑의 위치를 누려왔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나이대의 남성들은 변화불가다. 반성불가다. 대책 없다.

6. 그래서 불쌍하다. 가엾다.

7. 주인 손으로 사료를 주지 않으면 끼니를 먹을 수 없는 반려견 같은 존재다. 40년을 밥을 차려 줘도 나한테 단 한 번도 밥을 차려줄 생각조차 못하는 존재다.

8. 그렇지만 타인에게도 맛있는 밥을 사주는데 늙은 반려견이라 생각하면서 매일 아침 나는 내가 집에 있는 한은 여전히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들고 국을 대령한다.

9. 내가 이런다고 내 친구는 말한다.  " 너는 순 거짓말쟁이야.  졸혼했다더니 밥은 다 차려주네. 그게 무슨 졸혼이니?"

10. 지금과 같은 아주 독립적인 내가 된 건 다 40년을 같이 산 남자 덕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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