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즐기는 해외여행이라
한 번쯤 타인이 되어 본다
여행 4일 차다. 혼자 다니다 보니 시간이, 에너지가 슬슬 딴 짓거리를 찾고 있다. 서울에서의 일상은 어디에 있든 자신의 존재만으로 늘 보이는 이미지, 지켜왔던 이미지 관리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한 것이 아니래도 그 나이에 맞는 행동거지는 나를 그리고 누군가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그뿐이다.
술도 안 마시지. 말도 안 통하니 입 닫고 다니지. 밤마실 안 나가지. 사교성 없지...그러니 에너지가 충전되어 뭔가를 시도해 볼 용기? 아니 아니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끄집어낸다.
그래서 시도한 건 내 계정 인스타에 정말 춤 같잖은 댄스(?) 영상을 올린 것이다. 내가 누군지 전혀 알리고 싶지 않은 내향성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드러내는 용기를 내고 부끄러움과 겸연쩍음을 감수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패키지여행의 관광버스 타지 않아도 되니 여유가 있다. 아침을 먹은 후 풍경이 좋은 mostar 강변 주위를 어슬렁 거리다가 슬쩍 댄스동영상을 찍는다. 푸하하하.
그동안 풍경만 올리던, 완전 나의 추억을 간직하려고 기록했던 인스타에 올리려니 여전히 망설여지긴 한다. 댄스 동영상속의 나는 참 몸치더라.
리듬과 곡의 느낌으로 추는 게 아니라 뭐라 할까... 춰야 되는 스텝을 딱딱하게 따라 하는 댄스다.
머리 쓰는 직업을 평생 했으니 이제 내 몸을 좀 더 표현하는데 시간을 쓰고 싶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노래가사도 있듯이
나는 아직도 누군지 모르는 타인과 한 몸 안에 살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그 타인과 같이 동행하는 중이다
24년 5월 24일
Mostar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