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것. ‘사랑, 사람의 관계’에서 기본이라고 여깁니다. 부모-자식, 친구, 연인, 부부, 동료, 이웃, 누구 할 것 없이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본적인 자세일 것입니다.
사랑도 우정도 ‘사람의 관계’의 연장이라고 여깁니다. 사람의 관계가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존중이 우선될 때,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라면 우정도 사랑도 꽃피기 쉽고 그들의 관계가 지속적일 가능성도 크다고 여깁니다.
‘한 사람을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대한다’는 말은 그 누구도 그 누구의 ‘소유물’이나 ‘도구’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여깁니다. 저는 대부분의 사람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서로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깁니다.
각자가 독립적인 인격체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서로의 삶의 동반자, 조력자, 버팀목과 같은 환경이 되어주는 것이야말로 ‘사랑, 사람의 관계’에서 지향해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 ‘평등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방향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영진, '사랑, 사람의 관계', <도시의 무지개> 92쪽.
‘한 사람을 나와 동등한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한다’는 것이 ‘관계’의 기본일 것이다. 한데, 서로가 서로에게 그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자신에게는 그렇게 대해주기를 바라면서 정작 자신은 상대를 그렇게 대하지 않을 때 갈등이 발생하곤 한다.
당신이 먼저 그렇게 대해주면 나도 그렇게 대해주겠다. 기싸움, 자존심 싸움, 인정 투쟁이 발생하는 것이다. 내가 당신보다 우위에 있으니 당신이 먼저 나를 그렇게 대해야 해, 그런게 어딨어. 사람은 다 똑같은데. 당신이 먼저 안 하면 나도 안해.
그리하여, 인정 투쟁을 넘어 권력투쟁, 음모와 복수의 역사가, 더 사랑하기 보다 더 사랑 받으려는 사랑과 전쟁의 역사가 인류의 역사이기도 할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의 일방적인 사랑 혹은 희생이라면 모를까. 서로가 서로를 동등한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하는 ‘평등한 공동체’는 참으로 이상적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그러한 이상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가능성이 영 없는 것은 아니다. 어려워서 그렇지 하는 만큼 되는 만큼 어떤 모양이든 더 나은 관계를 지향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2025. 10. 15.
대문사진-이순구 화가의 웃는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