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_정희진처럼 읽기(5)

by 영진

323

‘정치신학자’ 정찬의 주제는, 권력과

폭력 앞에 선 인간의 선택이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그들의 모습은

작가를 통해 예술과 신학의 이유가 된다.

그는 권력과 폭력을 비판하거나

혐오하기보다, 사유한다.

[정희진처럼 읽기, 150]



324

글자들의 관계, 즉 문장의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뜻이 있는 글자가 아니라 뜻이 없는

글자, 조사다. 무의미는 모든 의미다.

뜻의 무게를 진 자(字)는 사용이 한정되지만,

조사는 자유로운 영혼이면서 문자를 배치하고

지배한다. 의미(권력)없음이 의미를

통제하는 것이다.[정희진처럼 읽기, 157]



325

약자 혐오는 작금의 자본주의는 물론이고

이제까지 인류(서구) 역사를 유지시켜 온 기반이다.

빈곤과 고립이 평화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이유다.

사람들의 바람과 달리 선함과 강함, 힘과 정의는

양립할 수 없다. 선과 정의는 객관적인 가치가

아니라 저마다 생각이 다른, 경쟁적인 담론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자신의 옮음을 증명하려는

대표적인 행위다. (‘정의의 전쟁’, ‘성전’……)

그러니 “선한 자보다 약한 자가 되어라.”(니체)

[정희진처럼 읽기, 162]



326

대개 지식의 수준은 헌신한 노동의 시간과 질에

의해 결정된다. 사유 자체가 중노동이다.

획기적인 문제의식은 노동의 산물이다.

여기에 선한 마음이 더해진다면 인간의 기적이요,

공동체의 축복이다.[정희진처럼 읽기, 209]



327

우리가 모르는 것은 언제나 미래가 아니라 과거다.

미래(未來)는, 오지 않는 현재의 연속일 뿐이다.

나는 미래에 관심이 없다. 프로이트 식으로 말하면

인생은 ‘사후(事後) 해석’이다. 그때 혹은 지금

일어난 일의 의미를 당시(當時)에 아는 사람은 없다.

나중에 ‘주변이 정리된 후’, 즉 맥락이 생긴 후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해석이며, 이는 사건 이후의

삶에 따라 달라진다.[정희진처럼 읽기, 238]



2025. 11. 18.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미학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