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by 영진

우리가 개념으로 파악되지 않은 대상들을 개념화해갈 때 동일자로 묶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렇게 안 되는 영역은 계속 남는다. 그 영역을 보통은 잘라버린다. 그 개념으로 파악 안 된 걸 알고 싶어 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고, 이렇게 되는데, 아도르노는 그 영역이야말로 철학이 다뤄야 할 영역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동일시’는 사유에 불가피한 면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동일시하는 것만으로 끝내버리고 비동일자를 배제할 때 이른바 ‘동일성 사유’에 빠진 것이라고 비판을 받는 것이다. 동일시하는 것 때문이라기보다 동일시는 사유의 기본이고 그것에 매몰되는 것, 그것에 대한 자각이나 비판이 없는 것, 이게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끊임없이 사유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개념을 통해서 파악된 것들을 놓고 그것들이 실제 대상과 부합하는지 안 하는지 거기서 빠져나간 것들의 중요성이 뭔지 따지는 작업을 통해서 사유의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념을 통해서 본질을 파악했을 때 파악된 본질이 더 중요하냐 아니면 비동일자 영역이 더 중요하냐, 물을 수 있다. 아도르노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얘기를 한다.



-하영진, '비동일자', <도시의 무지개> 215쪽.




도시의 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