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참 아름답다”는 말은 헤벨이 쓴 시구절에 따르면 “자연의 축제”를 방해한다. 그런 말은 자연이 아니라 예술 작품들을 접할 때(166)의 긴장에 찬 집중에 적합하다. 무의식적 지각이 자연미에 대해 더 많이 안다. 자연미는 때때로 무의식적 지각의 연속성 속에서 갑자기 떠오른다. 자연미를 뜻하지 않게 이미 파악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을 집중적으로 관찰할수록 그만큼 더 자연미를 제대로 지각할 수 없다. 유명한 명승지 혹은 자연미가 뛰어나다고 하는 곳들을 의도적으로 찾아가는 것은 대개 쓸데없는 일이다. 주의 깊은 고찰을 통해 유발되는 대상화 작용은 자연의 웅변적인 면을 손상한다. 또 궁극적으로 이러한 사실 가운데 어떤 면은 지속적 시간temps durēe 속에서만 완전히 지각될 수 있는 예술 작품들에도 적용된다. 아마 베르그송은 지속적 시간의 개념을 예술 경험에서 이끌어냈을 것이다. 그러나 마치 눈먼 상태에서만 자연을 볼 수 있는 듯하지만, 미적으로 불가피한 무의식적 지각이나 기억은 또한 태고 시대의 잔여물로서 점차 증가하는 성숙성과 결합될 수 없다. 순수한 직접성은 미적 경험을 위해 충분하지 않다. 미적 경험에는 비의도적인 면과 아울러 의도적인 면, 즉 의식적 집중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순을 제거할 수는 없다. 모든 미는 일관되게 발전하면서 분석을 통해 드러나며, 이 분석을 통해 미는 다시 비의도적인 것이 된다. 또 비의도적인 계기가 은밀히 포함되지 않은 분석은 쓸모없을 것이다. 미 앞에서 분석적 반성은 지속적 시간의 안티테제를 통해 이 지속적 시간을 다시 형성한다. 분석이 미로 귀결되듯이, 미는 자신을 망각한 무의식적이고 완전한 지각 앞에 나타날 수밖에(167) 없을 것이다. 이로써 분석은 예술 작품이 객관적으로 자체 내에서 묘사하는 과정을 주관적으로 다시 한번 묘사한다. 즉 미에 대한 적합한 인식은 자체의 긴장들을 통해 예술 작품 속에서 이루어지는 객관적 과정들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일이기도 하다. 발생적으로 볼 때 미적 반응에는 유년기에 있었던 자연미와의 친밀한 관계가 필요할 것이다. 물론 미적 반응은 인공물들에 대한 관계에서도 자연미를 구해내기 위해 이 자연미의 이데올로기적 측면에는 등을 돌린다.(168)
ㅣ출처
미학 이론
테오도어 W. 아도르노 지음, 홍승용 옮김, 문학과지성사 2025.
원제 : Asthetische Theorie
아도르노 [미학이론]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