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진 Oct 28. 2023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사랑의 이름은 다양하다. 

그리움도 그중 하나다. 

그리움의 대상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그립다는 것은 그리움이 있게 한 시간이 행복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억되는 것이기에 그리울 것이다.

그리운 이가 있기에 그리움을 쓰는 것일 테지만 그 이는 그리움의 대상일 뿐이다.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의 대상이기에 애틋하고 소중한 것이다.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기억 속의 그 이 보다 참으로 그리운 이는 

그리하여 참으로 사랑하는 이는 시인이 노래하는 것처럼 

내 곁에 있는, 내 안에 있는 그 이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그 이일 것이다.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2023. 10. 28.

매거진의 이전글 서로를 봐주는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