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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에 대한 글을 쓰면서 뜻하지 않게 ’통영‘에 대해서 제일 먼저 쓰게 되었다. 그러해도 하나 이상할 것 없을 만큼 한번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이야기하곤 했던 곳이기도 하다. 매거진을 발행하면서 자연스레 ’한국에서의 여행‘에 대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10년‘이라는 글에서 썼듯이 작년 겨울부터 ’10년의 생각들‘을 정리하느라 ’여행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아니, 생각은 했지만 훌쩍 멀리 오래 떠날 만큼은 아니었다. 그리고 아직은 아니다. 다른 글에서도 밝혔듯이 올해까지는 ’10년의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다.
7월부터 ’브런치북‘의 형식을 빌어서 정리 중이다. ’슬기로운 주체생활‘이라는 제목으로 묶었지만, 아직도 묶지 못한 생각을 담은 글들까지 포함해서 찬찬히 다시 읽으며 다듬기도 하고, 주제별로 다시 묶기도 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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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혼자 하는 긴 여행은 아니어도 가족들과 친구들과 멀지 않은 곳에 놀러는 잘 다니고 있다. 언뜻 기억나는 것만도 봄에는 경주, 황간(노근리 평화공원), 여름에는 삼척, 얼마 전에는 영동, 합천(해인사), 마산(진동)에 다녀오기도 했다.
’통영‘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그동안의 ’한국에서의 여행‘에 대해서 떠올려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속초‘다. 아마 지금이 겨울에 가까워져서 일 것이다. 봄이었다면 ’경주‘, 여름이었다면 ’해운대‘나 ’동해‘나 ’강릉‘, 가을이었다면 두타산(원주)이나 주왕산(청송)이 떠올랐을 수도 있다.
산에 대해서라면 단연 ’지리산‘이 떠올랐을 것이고, 섬에 대해서라면 ’제주도‘가 떠올랐을 것이다. 지리산은 구례를 포함하여 1년에 한두 번은 2박 3일 종주를 하곤 했는데, 다른 이유들도 있었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산장 예약이 전쟁만큼 치열해진 상황이 싫어서 발길이 뜸해지기도 했다.
제주도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4·3역사 기행, 강정 마을 지키기, 소속 단체 행사, 지인 방문 등) 여러 차례 갔었는데 아쉬운 것은 한라산에 두 번 올랐는데 매번 날씨가 좋지 않아 백록담을 제대로 못 봤다는 것이다.
울릉도는 한 번 갔었는데 선명한 쪽빛 바다색이 기억에 남았다. 경북도지사 취임 행사 때문에 독도 일정이 취소되었던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매물도, 거제도, 홍도도 기억에 남았다. 이 이외도 산이나 도시를 말하자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이 정도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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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는 겨울 바다와 설악산을 둘러싼 인제 곳곳을 다니는 여행이었다. 무엇을 본다기보다는 ’겨울‘을 만끽하기 위한 여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머리와 입과 귀와 눈을 최대한 비우는 여행, 말하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좋은, 오히려 그래서 더 좋은 그런 여행으로 기억된다.
언급한 여행들은 코로나19 이전의 것들이니 최소한 3년 이상은 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 전에도 동네 산책이나 가벼운 라이딩(자전거), 지상철이나 시내버스 여행, 대학 캠퍼스나 도시 골목 투어, 도시 근교 산행이나 트레킹도 나에게는 여행이었다.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여행을 덜 한 곳은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이외에도 한국에서 못 가본 곳이 많다. 내년에는 나의 여행길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암튼, 올해까지는 ’10년의 생각들‘을 여러 형태로 정리하는 데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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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이라는 매거진을 발행한 기념으로 올리는 글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 여행’ 이야기 틈틈이 올려보겠습니다.
2023.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