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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진 Nov 07. 2023

흔들리기에

꽃은 흔들리며 피는 것이라고 시인이 노래한다. 

그 노래가 나에게 꽃은 흔들리기에 피는 것이라고 들린다.

어쨌든 꽃은 핀다는 것으로 그것도 흔들려야 핀다는 것으로

흔들림이 없다면 꽃을 피우지 못한다는 것으로 

흔들림이 없이 피는 꽃은 없다는 것으로 들린다.

지금도 흔들리며 바람과 비에 젖고 있으니 

나라는 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꽃피우고 있는 중이겠구나.

나 피어난 이곳에서 흔들리며 바람과 비에 젖으며 

나라는 꽃은 오늘도 꽃피우고 있구나. 피어나고 있구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2023.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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