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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진 Nov 09. 2023

‘여백’을 만났다

이웃 작가님의 글에서 ‘여백’을 만났다. 두 가지 의미에서 만났다.

하나는 작가님이 도종환 시인의  ‘여백 올려주셔서 시를 오랜만에 만났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작가님의 글과 생각에서 ‘여백’을 만났다는 것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도종환 시인의 시, ‘여백’의 일부다.

시를 소개하면서 작가님은 다음과 같이 쓴다.     


“그저 먹고살았을 뿐, 일을 열심히 하지만 일에 눈멀지 않은 사람,

일에 빠져들지 않아 그 일을 통해 자유로워진 사람은 여백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선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나에게, 나의 친애하는 벗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작가님의 말씀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저런 글을 쓰시는 작가님은 여백 있는 아름다운 분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그 글에 여백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댓글을 남겼다.

작가님께서 서로 건필하자고 글쓰기에 대한 응원을 주셨다.

글을 통해서, 글쓰기를 통해서 여백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보자는 다짐을 나에게 해 본다.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도종환, ‘여백’)   



2023. 11. 9.

  


*03화 여백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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