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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_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2

by 영진

254

고통의 긍정적인 측면−고통은 살아 있음의 징조이며,

타락과 질병과 무지에 대한 경보이며, 살고 싶음과 살아야겠음의 선언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25]



255

용서는 저버림, 혹은 내팽개침의 미화적 표현일 뿐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30]



256

행복, 그것은 진실 ‘옆에’ 있음을 말한다.

진실 속에 있거나, 진실 너머에 있으면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43]


257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만을 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삶은 앎이다. 항상 열려 있기를!

인식은 행위의 처음이요 끝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397]



258

인식은 상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끝없이 뻗어나간

얼음판 위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구멍을 넓혀가기

(작은 구멍은 탄생이다−태어남은 근원적인 상처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49]



259

목적으로서의 문학이 아닌, 다만 길과 탐색으로서의 문학

−그것은 도대체 목적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시대의

문학이다. 어떻든 살아가야 한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49]



260

사람들은 저마다 캄캄한 어둠 속의 작은 불빛이다.

자기를 연소시킴으로써만 자기의 둘레를 밝혀 봄

(어쩌면 벌써 날이 새었는데도, 우리는 불을 켜들고

더듬거리고 있는지 모른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50]



261

부끄러움이 없을 때, 비로소 부러움이 없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66]



262

자기를 믿을 수 없을 때, 남을 불신한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67]



263

너는 육체 없이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 정신은

너의 육체다. 육체이면서 동시에 정신인 혼신(渾身).

이분화된 것들의 재결합. 재결합의 시간과 장소로서의

문학−죽음만큼 깊은 사랑에 닿으려는 문학.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69]



264

‘믿음’에는 어디까지 믿어야 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믿음의 가장 확실한 실천으로서의 자기반성

혹은 자기 가해−문학.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72]



265

나는 너에게 관계된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나는 너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95]



266

정신의 치명적인 위험은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다는

데 있지 않고, 내가 그 생각을 ‘바꿀 수 없는’ 어떤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데 있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96]



267

나의 행복은 행복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전적인 망각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568]



268

반성하지 않는 사랑은 폭력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635]




2024. 6. 28.




책속에서_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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