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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진 Feb 21. 2024

책속에서_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7

나무가 ‘되기 위해’ 씨앗이 자라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된 것들은 또 다른 무엇이 되기 위해, 

영원히 무엇이 안 되기 위해, 끝내는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목적 때문에 생을 망쳐서는 안 된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53]          



48

어느 날, 나는 ‘해방되었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나는 연로(年老)하기 시작했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78]          



49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무질서와 무체계를 자유라고 생각한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84]          



50

‘본다’는 것은 이미 편견을 가지기를 택했다는 말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86]          



51

이 삶이 ‘옳지 않다’는 말은 삶에 대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옮음’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87]          



52

내용에 의해 위협받고, 그 때문에 항상 긴장해 있는

형식이 아니라면 죽어버린 형식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90]          



53

잔치에 흠뻑 빠져 들어가지 않는 사람만이 잔치를 

기록할 수 있다. 기록−영원화.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93]



54

자유의 극단은 형식의 창조에 있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95]          



55

아름다움은 언제나 윤리를 초월하지만, 

아름다움을 만드는 행위는 어떤 행위보다 윤리적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107]          



56

사랑은 언제나 구체적이다. 그러므로 사랑은 ‘좁은 문’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141]          



57

세상이 만족할 때까지 내 쪽에서 임의로

세상을 신비화시키지 말 것. 현실 자신이 신비로 

변할 때까지 현실을 따라가기만 할 것−

마치 연 날리는 아이가 남은 실을 끝까지 풀어주듯이.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142]          



58

모든 것은 육체가 조종한다. 그러나 정신에 의해

단련될수록 육체에서는 더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179]          



59

가장 순수하게 아는 것이란 문제의 순수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즉 문제를 끊임없이 보살피고 키우는 것을 말한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185]          



60

사랑의 부재−그것은 적이 하는 일이 아니다. 

사랑의 부재에 대해 묵인하는 것. 그것이 적이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적은 너의 내부에 있다. 너는 적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204]



61

사랑의 방법을 찾는 것은 이미 사랑에 대한 배반이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207]          



62

재능이란 ‘관심’의 다른 표현이다. 단 집요한, 목숨을 내건 관심이다.

[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251]       



63

안정은 불안 속에서 온다. 폭풍의 눈 속의 새의 고요한 눈,

철들면 잘 안 보인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281]          



64

나는 언저리를 사랑한다. 언저리에는 피멍이 맺혀 있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312]          



65

위험부담이 없는 해답은 올바른 답이 아니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349]          



66

사랑의 시초는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해줄 수 없음에서 오는 괴로움이다. 

그때 사람은 영원히 산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382]          



67

한 사람의 상처는 모든 사람의 상처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388]          



68

상처가 처음으로 왔을 때의 그 아픔을 순간순간

되살려놓으며 견디기, 못 견디기…… 이꼴 저꼴

다 보고 늙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따로 있을까.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394]          



69

‘사이’라는 것. 나를 버리고 ‘사이’가 되는 것.

너 또한 ‘사이’가 된다면 나를 만나리라.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409]          



2024.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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