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의 때

by 영진

맑스는 룸펜 프롤레타리아, 소부르주아 등에 대해서 우호적이지 않았다. 룸펜도 프롤레타리아이고 소부르주아가 대부르주아는 아닌데도 그들에게 비판적이었던 이유는 한 가지 사실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공장의 노동자들처럼 조직되지 못한다는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공장의 노동자들을 조직했을 때 그 힘이 강할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맑스가 저개발 국가들이 아니라 생산력이 고도로 발달한 영국과 같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던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객관적 가능성’(루카치)이라는 측면에서 맑스의 주장은 충분히 공감이 가고 동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노동자들이 조직될 때 혁명을 통해서 사회주의로 이행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해서, 맑스는 ‘국제노동자협회’와 같은 조직을 창립하여 노동자들을 국제적으로 조직하려고 했을 것이다.


아직까지 노동자계급에 의한 혁명이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지 않은 것도 자본주의가 막다른 위기에 봉착해 혁명의 조건이 무르익지 않은 것 때문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이 충분히 조직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혁명의 조건이 무르익어도 조직된 노동자계급이 없다면 혁명의 때는 지나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분열되었지만, 맑스가 주창했던 ‘국제노동자협회’나 그것만으로는 안 되겠지만, 레닌의 ‘전위당’이라는 존재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와 같은 ‘협회나 당’에게도 관건은 노동자계급의 조직일 것이다. 맑스도 레닌도 그들의 현실에서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맑스가 ‘국제노동자협회’ 분열의 주요 요인으로 바쿠닌에 대해서 쓰기도 했지만, 맑스는 다양한 이름의 사회주의자들의 강령이나 정파에 대해서 수용하며 협회를 만들어가려 했다. 레닌이 기회주의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그들에게도 기회를 주려고 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룸펜 프롤레타리아나 소부르주아의 존재, 맑스주의 분열의 요인이라는 무정부주의의 존재를 비판하는 것보다, 만국의 노동자들의 단결이라는 노동자들의 조직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지.



2024. 8. 13.



<대문사진> 베를린. 영진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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