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로 발전한 외계 문명이라면 지금 이곳에서 우리 인류가 겪고 있는 자멸적인 문명의 사춘기를 무사히 넘기고 평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은 문명일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주장이다.”
“고도로 발달한 외계 지적 생명과의 만남으로 그들이 어떻게 사춘기를 무사히 넘겨 평화를 이뤘는지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김범준, ‘외계 생명’ 경향신문 2024.12.12. 중에서.
‘고도로 발달한 외계 지적 생명과의 만남’ 내가 꿈꾸는 가슴 설레는 미래 중 하나다. 아름다운 지구별 여행을 마치고 지구를 떠날 즈음에는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 시간적으로는 쉽지 않아 보이긴 하다. 그래도 알 수 없는 것이 과학의 세계 아닌가.
지구인들의 지적 수준의 진화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적 수준이라는 것이 계산 가능한 과학의 수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겠다. ‘마음의 성장’ 정도라고 할까. 그들 고도로 발달한 외계 지적 생명과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 말이다.
과학자의 표현대로라면 지구인들의 지적 수준은 전쟁과 기후 재앙으로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사춘기에 있다. 불빨간, 질풍 노도의 사춘기 마음은 알기 어렵다. 하나, 사춘기도 지나간다. 다만, 어디로 가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지구와 다른 행성, 다른 생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다른 지구, 다른 생명, 다른 삶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다름’에 관심을 가지는 지적 수준으로 사춘기적 마음을 이끌 수 있다면 지구 열차는 조금은 다른 궤도를 여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천국보다 낯설 외계 생명을 만나보는 것도 파멸을 향해만 가는 지구 열차의 여정에서 한번 쯤 꿈꾸어 볼 만한 일일 수 있겠다. 아쉬운 것은 나와 물리物理 세계와의 거리가 안드로메다보다 멀다는 것이다. 내가 직접 외계 생명과의 만남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선진 외계 생명과의 만남을 통해 조금은 다른 세상, 조금은 다른 삶을 배우려는 마음만큼은 광활한 우주보다 넓다는 것을 이 지면을 빌어 밝혀두고 싶다.
2024. 12. 12.
-'외계 생명'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112038025
-대문사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컨택트'(2016, Arrival)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