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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민주주의

by 영진


오늘날 일상이 된 휴대폰으로 은행 결제를 하고,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고,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이들과 페이스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메타버스의 온라인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의 확장의 가능성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전자 민주주의’, ‘디지털 민주주의’는 수평적 소통, 정보공유, 권력분산, 집단지성, 연대와 협력, 네트워킹과 같은 것들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이러한 직접민주주의의 확장은 “정치는 나와 이웃의 공감대를 확인하고 같이 잘 살기 위한 최선의 방편을 찾아가는 과정”(정치20)이며, “정치는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때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삼시 세끼 ‘밥 먹듯이’ 하는 일상적 삶의 한 부분”(정치20)이라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됨으로써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하게 해 주기도 한다.


온라인 환경의 문제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이버 폭력에 의한 여성들의 온라인 참여 저조다. 여성들은 온라인상에서 악의적인 괴롭힘이나 사이버 폭력의 피해를 입는다. 이런 문제가 여성들의 온라인 참여를 저조하게 만든다.


“UN은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공격적이고 폄하하는 발언들의 95%가 여성들을 향해 있다고 추산했다”고 한다.(정치218-219)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온라인 참여와 함께 “뿌리 깊은 일상의 불평등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치적 사명과 성찰”(정치220)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모든 사안에 있어 완벽한 방식이나 디자인을 갖춘 도구는 없다”는 점에서 “어떤 메커니즘을 가진 도구든, 지속적으로 많은 질문을 던지고 비판적으로 보며 수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그들이 실제로 공동의 정치적 목표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할 것이다.(정치221)


“말과 실천 사이의 괴리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 참여민주주의에 헌신하겠다고 외치는 조직 내부에서, 또한, “수평적이고 자발적인 디지털 담론들이 외려 당내에서는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적인 행위를 촉진하고 합리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 유토피아적 관점이 오히려 위계적인 정치구조를 합리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구조를 변화시키지 못하고 단순히 정치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항상 경계해야”할 것이다.(정치222)


무엇보다 “권력에 대해 성찰하는 것을 멈춰선 안”될 것이다. “권력이 어디서 어떻게 작동하고 제도화하는지, 어떻게 온오프라인 참여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계속 성찰해야”할 것이다. “디지털로 가능한, 보다 더 민주적인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더 경계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정치222)



2021. 11. 6.



-이진순외,『듣도 보도 못한 정치』, 문학동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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