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도시게릴라 운동단체 ‘투파마로스’ 활동으로 13년간 독방에 갇혔던 장기수, 게릴라 출신 최초의 하원의원이었던 무히카는 존경받는 좌파 지도자였다. 대통령 재임기엔 동성혼·임신중지권 합법화, 취약층 일자리 확대 정책으로 사회적 약자의 존엄성을 중요시했다.
그보단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대통령궁을 노숙인들에게 내놓고, 몬테비데오 변두리 허름한 농가에서 출퇴근하고, 낡은 자동차 한 대가 재산의 전부였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거리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통령을 받들어 모시는 풍조를 없애야 한다”고 했던 그의 생각과 삶은 결코 가난하지 않았다.
-경향신문, 2025. 5. 14. 기사 <‘가난한’ 대통령 호세 무히카> 중에서
‘호세 무히카’를 처음 만난 건 10여 년 전 남미 여행을 준비하면서 읽었던 책에서였다. 남미의 주요 인물과 사건들을 중심으로 남미에 대해서 알려주던 그 책에서도 도시 게릴라 출신의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호세 무히카를 소개하고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밤배로 강을 건너 이른 아침에 다다른 우루과이 콜로니아의 풍경이, 몬테비데오를 여행하며 마시곤 했던 마테차가, 우루과이로 이민을 꿈꾸고 있다던 한국인 여행자가 떠오르기도 한다.
당시 남미 곳곳에서 실감했던 한류 열풍이 이제 남미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 K-문화만 아니라 지구인들이 기억할만한 K-대통령도 탄생 하기를 바라본다.
2025. 5. 21.
대문사진-우루과이 콜로니아에서. 영진 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