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은 ‘페미니스트’를 자임한 적 없다. 하지만 성평등 정책을 꾸준히 추진했다. 재임기간 중 호주제가 폐지되고 가족관계등록법이 제정됐다. 성매매처벌법이 시행되고 성인지(性認知) 예·결산 제도가 도입됐다. 헌정사상 첫 여성 법무부 장관(강금실)과 첫 여성 국무총리(한명숙)가 탄생했다.
노 전 대통령은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분권에 일생을 바친 인물이다. 2002년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관습헌법’을 내세워 위헌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한국의 지도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 공약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마지막해인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법 서명식에서 “우리는 역경을 극복한 장애인에게 찬사를 보내왔다”며 “이제는 극복해야 할 역경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다리 서사’는 상고 출신으로 판사, 변호사, 국회의원, 대통령이 된 노무현의 몫이다.
-경향신문, 2025. 5. 19. 기사 <이준석, ‘노무현’을 모독하지 마라> 중에서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 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부치지 않은 편지’, 정호승 작사, 백창우 작곡, 김광석 노래
2025. 5. 20.
이준석, ‘노무현’을 모독하지 마라 [김민아 칼럼]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