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마르크스주의는 만년기 마르크스의 도달점에 눈길을 주지 않으며 사회주의만 실현되면 노동자들이 기술과 과학을 자유롭게 이용하여 자연적 제약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낙관했다. 기술로 ‘물질대사의 균열’을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생산력 지상주의는 잘못된 것이며 마르크스가 만년에 했던 생각과도 다르다. 지금껏 진보 사관에 속박되어 있었던 마르크스의 [자본]을 ‘탈성장 코뮤니즘’이라는 입장에서 다시 읽을 필요가 있다.
그 진정한 구상은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사용가치 경제로 전환’, ‘노동 시간 단축’, ‘획일적인 분업 폐지’, ‘생산 과정 민주화’, ‘필수 노동 중시’.최종 목표가 전혀 다르다. 핵심은 경제 성장을 감속하는 만큼 탈 성장 코뮤니즘이 지속 가능한 경제로 전환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또한 감속은 가속밖에 하지 못하는 자본주의의 천적이다. 끝없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에서는 자연의 순환과 속도를 맞출 생산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가속주의accelerationism'가 아닌 ’감속주의deaccelerationism'야말로 혁명적인 것이다.
-사이토 고헤이,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2021, 296-297쪽.
“끝없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즉 “생산력 지상주의”로는 “자연의 순환과 속도를 맞출 생산이 불가능하다.” 그 결과가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기후-전쟁’ 위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지속 불가능해지고 있는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사이토 고헤이는 “경제 성장을 감속하는 만큼 지속 가능한 경제로 전환을 촉진한다”는 “탈성장 코뮤니즘”에서 찾고 있으며, 그 구상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사용가치 경제로 전환’, ‘노동 시간 단축’, ‘획일적인 분업 폐지’, ‘생산 과정 민주화’, ‘필수 노동 중시’가 그 다섯 가지인데 이미 인류가 ‘경제-기후-전쟁’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지구 곳곳에서 일정 부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인지 낯설지만은 않은 구상으로 보인다.
결국 ‘탈성장 코뮤니즘’이든 혹은 또 다른 경제 해법을 통해서든 인류가 지속 가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겠냐고 여기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전쟁과 기후 위기를 방치한다면 자본주의 경제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를 맞을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야말로 현재 인류가 직면한 위기라는 점에서 당장에 전쟁을 멈추고 자본주의가 직면한 경제 위기, 기후 재앙을 넘어서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를 전 지구인들이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2025.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