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필멸자의 삶을 견디기 위해

by 두밧두중독현상


고전 읽기의 중요성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부르짖는 걸 듣고 봐서, '당연히 읽어야지 역사는 반복되니까?' 정도로 "이해"라기보다는 "암기"의 수준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며칠 전에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저절로 깨달아져 버렸다.

(일본어 번역투인 걸 알지만 나는 이 말투를 좋아한다. 나의 강한 의지 때문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되어버린 걸 되어버렸다고 하지 뭐라고 표현해야 이 느낌이 살까?)


그것은 바로 인간의 삶은 <숫타니파타> 시절이나 지금이나 동일하다는 것이다.

큰 틀에서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하고 인간의 생활양상이 다양해졌어도 인간의 본성은 변함이 없고 인생의 여정은 길이가 조금 길어졌을 뿐 탄생→성장→죽음이라는 과정을 피할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도 (죽은 뒤 다시 부활하셨으나 이건 내가 크리스천이라 그런 거고, 인간으로는 죽은 게 맞다), 석가모니도 이 과정을 거쳤으며 나의 조부모도 마찬가지이다.


참으로 허무하기 그지없는 인생이다. 탄생→성장→죽음을 피할 수 없는 필멸자의 삶이 몹시 고통스럽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고도 불로장생에 집착한 것이 너무도 이해가 된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신이 되기 위해 미라가 된 것이 공감된다.

종교가 정교든 사교든 인간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고로 내가 이해한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필멸자의 삶을 견디기 위함"이다.


과거에 일어난 일이 마치 숫자만 바뀐 것처럼 현대에도 똑같이 일어나고, 과거에 먼저 살았던 사람들이 행했던 방법의 성과를 통해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과거에 먼저 살았던 사람들이 이별을 향하는 과정에 대해 쓴 글을 보며 현대에 사는 사람들이 위로를 얻고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이 고통이, 이 허무함이 본인한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되뇌며 비교적 "올바르게", "가치 있게", "후회 없이" 생을 소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1878년에 발표된 <안나 카레니나>의 명문장이 2025년에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음을 새삼 놀라워하며 글을 마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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