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소유

진정한 몽상가들

by 두밧두중독현상

나는 언어 배우는 걸 좋아하는데 요새 불현듯 프랑스어를 배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어가 아름답게 들리고, 매력적이라서가 아니다.

번역기가 있음에도 언어를 배우는 이유는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담고 있는데

프랑스인들의 삶이 어쩌면 내가 추구하는 삶과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요새 친구들과 "결혼"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많은데

결혼은 정말 자연스럽지 못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보통 여자와 남자가) 법적으로 묶여 (보통) 한 집에서 살아야 하고,

둘 사이에서만 아이를 낳아야 하고,

둘 중 한 명이 먼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다른 이성을 만나거나

둘의 관계에 충실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다.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소유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든 소유하려고 애를 쓰는 것 같다.


결혼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제도적으로 여러 가지 보호장치를 만들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너도나도 결혼을 하고 법 없이도 결혼생활 유지를 잘할 것이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법적 보호망이 필요하고,

국가적으로도 젊은이들에게 결혼하여 아이 생산을 장려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혼하기로 선택했다면, 그 행위에 대해서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동물을 키울 때도 나는 남들이 보기에 "유난"스러운 정도의 책임감이 아니라면

키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고로 결혼도 마찬가지로 '이 사람이 없으면 삶의 의미가 없어서', 또는 '숨이 안 쉬어져서'

'이 사람과 함께 하는 일상이 너무나 소중해서' 정도가 아니라면

이 부자연스러운 제도를 기꺼이 유지할 동력이 어디서 나올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주변에 결혼하는 이들에게 이 정도로 사랑해서 결혼하는 거냐 물어보면

'이 사람이 없으면 안 될 거 같아서' 결혼한다고 대답하는 이들이 없다.

물론 결혼을 결심한 이유 중에 사랑이 없진 않다.

하지만 "사랑"의 비중이 결혼을 결심한 사유의 절대비율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나는 너무너무너무 사랑해서 결혼한다고, 기꺼이 이 사람을 감내해보려 한다고 하는 이들을 보고 싶고

다들 너무너무너무 사랑해서 결혼을 결심하길 바란다.


하지만 너무너무너무 사랑해서 결혼하다고 해도, 인간의 마음은 잠시 내 곁에 머무르게 할 수는 있으나,

소유할 수는 없기에 내 의사와 상관없이 언제든 떠나갈 수 있음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고로 가지지 못할 것을 가지길 염원하는 측면에서 결혼은 몽상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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