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장작구이 통닭집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은 순간

by 하안

우리 동네에는 장작구이 통닭집이 있다. 다른 전기구이 통닭집들은 음료수 진열대 같은 기계에 벌거벗은 닭을 빨래처럼 널어놓지만, 그 장작구의 통닭집은 사장님이 항상 가게 앞에 나와 보기 좋게 잘라놓은 나무들을 하나씩 불 사이로 넣으신다. 하나 둘 나무가 불 안으로 들어가 거멓게 자리를 잡는다.


그 통닭집이 있는 사거리를 지날 때마다 장작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엄마랑 나는 그 나무 타는 냄새가 좋아서 항상 멈춰 서서 같이 깊은 호흡을 나눈다. 나는 언제부터 나무 타는 냄새를 좋아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나무 타는 냄새가 우리 동네에 놀러 오면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듯 좋아했다. 처음에 나는 낯설고 무거운 냄새에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언젠가부터 나도 그 냄새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동네는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아파트를 미친 듯이 짓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중간중간 시골 같은 모습이 아직 지워지지 않아서 가끔 산책할 때 나무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흔적들마저 사라지고 빽빽하고 깨끗한 베드타운의 모습이 완벽해져 버려서, 장작구이 통닭집 앞에서야 그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졌을까.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닌 냄새겠지만 엄마랑 나는 그 통닭집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작고 귀여운 소망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행복이란 이런 거구나 깨닫는 순간이었다. 높은 연봉을 받고 비싼 가방을 메면 찾아올 줄 알았던 행복이 나를 계속 무시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내 노력으로도 돈으로도 가까워질 수 없었던 행복.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 사거리를 무심코 지날 때서야 깨달았다. 행복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깊은 호흡으로 내 감정을 읽어내는 것. 함께 사랑하는 것을 공유하는 것. 지나가버린 추억을 현재로 다시 초대하는 것. 떠나갈까 걱정하며 아쉬운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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