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성향 다른 인생의 A/B 테스트 하기
'A/B 테스트' 내가 좋아하는 방법론이다. IT업계에서 많이 쓰는 용어인데, A와 B를 비교하여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 실험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나와 아주 비슷한 친구가 한 명 있다. 우리는 가정환경이나 부모님의 성향뿐만 아니라,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던가 모범생 프레임에 착한 딸 이미지까지 강요받는 역할도 비슷하다. 하다못해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타이밍까지 비슷한데, 한 사람이 이별하면 곧 다른 사람의 이별도 다가왔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누군가의 사소한 한마디로 쉽게 좌절하는 성향도 비슷하고, 감정적으로 뒤틀릴 때 글로 마음을 정리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다른 정반대의 인생을 살고 있다. 중국어 전공으로 전시업계, IT업계까지 경험한 나와 통계학으로 시작해 쭉 같은 길을 걷는 친구. 인턴만 3번에 직장도 이직하고, 이제는 퇴사까지 한 나와, 첫 직장을 지금까지 계속 다니는 친구. 나는 왜 한 직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까 자책하며, 항상 무언가를 끝까지 지긋이 하는 그 인생이 부러웠다. 비슷하지만 너무 다른 삶의 모습.
우리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지금 A/B 테스트하고 있잖아'. 너는 나고 나는 너니까 A/B 테스트라고 생각하고 각자의 인생을 공유하자는 의미이다. 나는 이런 삶을 살게 너는 그런 삶을 살고 우리 함께 나누자. 그 친구는 나보다 먼저 경험한 일들로 인생을 차분하게 견뎌내고, 나는 똑같은 길을 밟는다. 반대로 나의 시간 속에서 그 친구가 위로를 받고, 삶의 지표를 세우기도 한다.
삶을 공유할 때 우리는 빛난다.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가장 약한 부분을 고백하며 단단해진다. 솔직함을 갈구하는 나에게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우린 어떤 모습으로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게 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이 어떤 인생이던지 아름답지 않은가.
작은 마을의 학교에서
얇고 긴 끈 하나를 쥐어주면
가닥가닥 각자의 줄을 합쳐서 꼬아간다.
흘러간 시간만큼 굵은 줄이 되는 것이다.
친구라는 건
오랜 세월을 엮어내어 굵어지는 동아줄 같다.
요즘 그 친구를 떠올리면 동아줄 같다. 허둥대는 내 인생에 내려온 동아줄.
꼭 붙잡고 열심히 살아보자. 어떤 모습의 삶이던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