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요식 라이프
이번엔 진짜 사람 이야기이다.
개들과 함께 머물 숙소를 알아봐야 하기에 우린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숙소에는 강아지 출입이 어려울뿐더러, 실외배변을 하는 멈머들에게 마당은 필수기 때문이었다. 아시다시피 에어비앤비는 일반 가정집이어서 조리가 가능하다. 요리가 취미기도 하고, 해외여행을 갈 때 내 맘을 가장 설레게 하는 곳은 현지 마트와 서점이다. 타지의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가 컸다.
도착 첫날은 긴 비행에 요리를 할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미국 국경을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식재료를 살 수도 없었다. 그래서 동네 맛집을 찾아보았다. 마침 우리가 가고자 하는 펫스토어 옆에 유명한 피자집이 있다고 해서 거기서 포장해 와 숙소에서 쉬면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그렇다. 전편에 스넵이네가 "우리 개들 예쁘다고 훔쳐가면 어떡해요."라며 식당 밖에 개 묶어 두기를 꺼렸던 그곳이다.).
다음 날 미국으로 건너가서 내가 너무 사랑하는 WHOLE FOOD MARKET에 갔다. 미국은 종착지가 아니었기에 그 좋은 식재료를 보며 눈물을 흘렸지만, 대신 푸드바에서 맛난 음식을 가득가득 욕심껏 담아왔다. 홀푸드 옆엔 또 가성비 좋은 TRADER JOE'S도 있어서 두 곳에서 물이랑 샐러드, 과일 등을 샀다. 과일은 홀푸드가 더 맛있다고 말했으나 스냅이네는 두 곳을 비교하고 싶다며 각기 샀는데, 트레이더 조의 과일도 맛이 좋지만 홀푸드의 과일을 먹으니 다른 건 못 먹겠단다. 오래간만에 미국에 온 김에 나는 내내 홀푸드와 트레이더 조에 갔다.
그리고 미국 맥도날드에는 달지 않은 진짜 아이스티가 있다! 캐나다로 돌아오는 길에 나이키 쇼핑의 부푼 꿈을 안고 있는 스냅이네를 위해 근처 아웃렛에 들렀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서 멈머들은 매장 밖 그늘 벤치에 독파킹을 해두고, 우리는 맥도날드에 갔다.
치폴레 넘 좋아해서 꼭 가야지 했는데, 미국에선 홀푸드에 가느라 패스! 캐나다에 돌아와서 치폴레도 가고, 서브웨이도 사 먹었다.
머무는 동네마다 그 지역 마트에 갔다. 식재료가 저렴하고 채소들이 싱싱해서 주로 샐러드를 해 먹었다. 샐러드를 메인(?)으로 삼고 거기에 육류 단백질을 곁들이는 식이다. 한식 러버이며 국물을 사랑하는 스냅이네를 위해 라면도 몇 봉지 사서 같이 끓여 먹었다. 다양한 종류의 우유와 요거트, 치즈 등 유재품도 넉넉히 즐겼다.
한 번은 화력이 진짜 좋은 주방이 있는 숙소를 정했다. 고가의 주방이 보여주듯 숙소비도 비쌌고, 심지어 연박만 가능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근데 꼭 한 번은 고화력의 주방에서 스테이크를 맛나게 굽고 싶었다. 하지만 굳이 단 하나의 이유로 높은 비용을 치르기엔 아니다 싶어 포기하려고 했다. "언니, 거기 아님 언제 우리가 캐나다 가서 스테이크를 구워 먹어 보겠어요~ 여기서도 맛있는 언니의 스테이크가 더 맛있어지겠어요. 우리 거기 가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라고 맘 좋게 말해주었다.
마지막 날은 있는 재료를 다 소진해야 했다. 그래서 샐러드를 산처럼 쌓아 먹었다. 남은 달걀도 삶아서 듬뿍 넣었다.
로메인을 한번 사면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샐러드로 다 소진하기 어려웠다. 나는 장을 볼 때 '재료는 겹치고 맛은 다르게!'를 늘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야 다양하게 먹으면서 식비를 아낄 수 있다. 메인을 샐러드로 잡았고, 밥은 못 먹으니 빵으로 탄수화물을 대체했다. 그리고 먹고 남은 빵과 채소들로 점심 샌드위치를 쌌다. 여기저기 차로 이동해야 하니 중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 제격이었다. 또한 캐나다엔 넓고 좋은 공원들도 많으니, 강아지들과 산책하다가 밴치에 쉬며 점심 먹는 여유도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게다가 샌드위치로 남은 식재료를 다 쓸 수 있으니, 숙소를 옮길 때마다 계속 신선한 음식을 해 먹을 수 있었다.
디저트 집을 찾아다니진 않았지만, 커피 없인 못살기 때문에 커피를 사며 자연스럽게 작은 디저트들을 같이 먹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뿐만이 아니라 캐나다 카페멍이도 체험해 보고 싶었다. 밴쿠버의 작은 동네 카페는 라테가 진짜 맛있어서 몇 번이고 갔었다.
p.s. 여행 당시에는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그래서 사진 기록이 세세하지 않은 게 참 아쉽다. 글을 쓰다 보면 '아! 그때 그걸 사진 찍어 놓을걸!' 하는 게 많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며 다시 여행을 추억해 보니 참 행복했었고, 감사한 일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