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하면 당연히 타임스퀘어 아니야..?
뉴욕 여행에 관한 글을 쓰는 목적을 정확히 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희미해져 갈 머릿속의 기억과 소셜미디어에서만 소비되고 있는 여행 사진들을 한 데 정리해서 기록해 두려는 것. 두 번째는 그런 기록의 과정에서 평범한 도시 생활자로서의 내가 이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이다. 내 시선이 담긴 사진과 함께.
때문에 이미 넘쳐나는 여행정보나 팁을 공유하려는 목적은 없지만 숙소에 관한 이야기는 잠깐 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느껴서 굳이 사족을 달아본다.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아내와 대여섯 번의 해외여행을 하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둘 다 숙소에 대해 우선적으로 두는 가치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두 가지를 가장 중요시하는데 하나는 청결함 그리고 접근성이다. 이 두 가지가 충족된다면 어느 정도의 비용을 감당하더라도(물론 적당한) 큰 고민 없이 예약을 하는 편이다.
그렇게 정한 이번 뉴욕 여행의 숙소는 그 이름도 긴 AC Hotel by Marriott New York Times Square. 지어진 지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대부분 연식이 오래된 맨해튼의 다른 호텔들에 비해서 깔끔했다. 일단 합격.
다음은 위치. 맨해튼 남북방향의 가운데쯤인 미드타운에 위치했고 구글맵에서 우리가 찜해놓은 스팟들 중 많은 수가 이 숙소 주변에 있었다. 때문에 자세한 거리 계산은 하지도 않고 예약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뉴욕 초심자의 입장에서는 최적의 입지였다. 우선 바로 앞에 노선 3개가 지나는 지하철역이 위치했고 길을 건너면 미국 최대의 버스 터미널인 포트 오소리티 터미널(Port Authority Bus Terminal)이 있다. 그리고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타임스퀘어, 브라이언트 파크, 록펠러센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등등 많은 관광지가 밀집해있었다. 사진에서 보듯이 그냥 시내 한복판이다. 여행을 하다가도 쉬고 싶으면 부담 없이 호텔방에 들어와 낮잠을 잘 수도 있을 정도였다.
호텔 방의 컨디션도 호텔 홈페이지의 소개 사진에서 보던 것처럼 깔끔했고 군더더기 없었다. 장기투숙 프로모션으로 객실료 할인도 받은 터라 정말 최고의 숙소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첫날은.
체크인을 한 후 숙소에 짐을 풀고 늦은 점심거리를 사러 나가서 인파와 건물을 구경하며 들어왔을 때만 해도, 아니 저녁에 허드슨 야드까지 걸어갔다가 노을을 구경한 뒤 파이브 가이즈에서 버거를 사서 돌아올 때 까지도 괜찮았던 거 같다. 눈앞의 모든 것이 새로웠고 입에서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new york, new york’을 계속 흥얼거렸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며 생기기 시작한 의심은 사흘을 넘어서자 확신으로 바뀌었다.
'아 숙소.. 위치는 좋은데.. 환경이 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