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살해

by 하비비

우리는 하늘과 연결되어 있었다.

새빨간 줄로 구름의 허리와 존재의 허리는 연결되어 있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그 끈을 잡아당겨서 사랑하는 엄마와 친구, 내 어린 고양이를 모두 하늘 위로 던져버렸다.

그러면 그 끈은 더 새빨개져서 돌아왔다. 아주 처음에는 어떤 색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렇게 미리 누군가를 죽이면 괜찮아지는 습관이 들었다. 그렇게 몇 백 번이고 하늘 위로 휙휙 던져버린 후에는 정말로 떠나갔다. 아 이제야 떠나갔네. 그토록 많이 던졌는데, 이제야 떠나갔다. 똑같이 던졌고 다만 똑같이 돌아오지 않았다. 근데 왜? 내가 아무리 죽여도 항상 돌아왔잖아. 그렇게 던지기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난 여전히 울고있다. 연습 때도 열심히 울었기에 이제는 울 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실전은 달랐다. 헤어짐과 죽음은 연습한다고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였다.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짓이었다.


많이 죽일수록 사랑하는 것들이다. 7년째 키우고 있는 우리 집 고양이는 벌써 수 백번은 죽었다가 부활했다. 내 친구들은 벌써 몇 번이고 날 떠나갔다. 내 삶이 너무 행복할 때는 내 인생이 망가지는 상상을 하며 평정을 찾는다. 사람이 너무 좋을 때는 그 사람이 나에게 실망하고 멀어지는 상상을 하며 조용하게 지내려 노력한다. 사랑을 제대로 사랑할 수 없는 불안한 기질로 태어난 탓도 있다. 이렇게 평생 슬픔이라는 땅에 뿌리내려 영영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인가도 싶다.

영원은 없다. 그렇기에 영원히 헤어짐을 마주해야 한다. 익숙해질 수 없는 감정에 익숙해지는 것 만큼 끔찍한 일은 없다. 그럼에도 떠나감에 무던해지고 싶고, 더 이상 먼지가 쌓이지 않는 깨끗한 천장만을 보고 사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바닥을 내려다봐야한다. 상한 이끼로 가득한 현실을 똑바로 쳐다보고, 떠나감과 사랑의 무게를 재며 애정을 제공하는 일은 이제는 그만두어야한다. 애초에 둘은 맞는 무게도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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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누군가가 죽는 상상을 몇 번이고 했나요?

그럴 때마다 이제 그 존재를 꼭 안아주는 상상을 해보자요

그리고 그냥 계속 살아갑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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