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게 커피라면 쓸 준비하는 것은 T.O.P.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주로 그날 한 운동에 대해서 올린다. 이번 주는 운동의 스케줄에 포함된 '디로딩'기간이다. 운동의 양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기간이다. 그래서 따로 헬스클럽에 가지 않더라도 괜찮고 집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들이 대부분이다. 매일 하던 컨텐츠가 잘 안 올라가기 시작했다.
브런치에 글을 거의 매일 올리고 있다. 그런데 업무가 바빠지고 이래저래 외부 일정들이 많아지고나서부터 모든 글들이 11시 넘어서 올라간다. 글의 완성도도 떨어지고 약간 억지로 한다는 느낌이 든다. 어떤 글을 써야 하지 모르겠다. 글 주제에 대한 고민이 든다.
한 달 동안 글을 쓰는 커뮤니티(한달어스)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도대체 글 쓸 꺼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아도 글을 쓰는 게 마치 내용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생각의 튜브의 끝 부분을 짜서 밀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작년 브런치 대상을 탄 이진선 님의 글쓰기 팁을 들으면서 이해가 된 부분이다. 글 쓸 준비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글은 쓰는 것은 글을 쓸만한 준비가 된 상태에서 단지 준비를 글로 옮기는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오늘 무슨 글을 쓸지가 개요에서부터 참고자료, 예시, 등이 이미 노션에 목차별로 기록이 되어 있었다. 이를 글로 옮기었을 뿐.
모르는 내용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진짜 모르고 있었던 듯했다. 사실 글쓰기 습관은 글 쓰는 준비를 하는 습관에 더 가깝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즉 매일 글을 쓸려면, 이미 어떤 글을 쓸지에 대한 것을 준비하는 습관이 그 앞에서 풍부하게 글 쓸 준비를 해놓아야 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운동이 멈추니 인스타그램에 글 쓸 주제가 떨어졌고, 현재 코칭을 글로 옮길 만큼 정리할 시간이 없다 보니 글로 완성되기가 어려워진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글쓰기를 하는 원칙은 일단 무엇이든지 매일 쓰는 것에 있지 않냐고. 그러다 보면 점점 잘 쓰게 되고 더 쉽게 매일 쓰게 되는 것 아니냐고. 그 말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선후가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레 질겁하여 글쓰기 자체를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이 되지 않으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시작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매일 무엇이든지 쓰려고 하는 노력을 하다 보면 글 쓰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고 그러니 점점 잘 쓸 준비를 잘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즉 평소에 본인의 글 주제를 쌓을만한 끊임없는 컨텐츠 찾고 정리하는 습관을 구비하지 않으면 글쓰기에 질과 양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로 글이 나오게 된다. 괜히 독서 많이 하는 사람들이 글을 잘 쓰는 것 아니고, 매일마다 무언가를 꾸준하게 실천하는 사람들이 그것과 관련한 인증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글쓰기는 그러한 시작을 자극하는 원인이자 좋은 글쓰기의 준비에 의해서 나오는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글을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 앞에 있는 질문이 있다. 무엇이 좋은 글이고 누구에게 그 글을 쓸 것이며 그 누구에게 그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평소에 컨텐츠를 어떻게 모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준비를 위한 행동을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은 행동으로 즉 습관으로 만들면 글쓰기의 난이도가 10에서 2~3으로 떨어지는 원리다.
그런 부분을 그래도 브런치에서 대상을 받은 분의 글을 보면서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평소의 좋은 독서습관과 메모 습관 그리고 짜임새 있는 글 주제, 이진선 님에게 그날 쓸 글이란 준비된 여러 개의 주제 중에 오늘 문장과 단락으로 꾸밀 것을 고르는 작업이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