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테스트가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

테스트는 나인가 내가 아닌가

by 습관디자인 김용환

나는 OOOO이야.


얼마 전에 한 소모임에서 그 유명한 MBTI 검사를 한 적이 있었다. 결과가 나왔는데 상당히 정확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서로에 대해서 이해할 만한 좋은 단서들을 상당히 제공했다. 이로 인해 앞으로 이 소모임을 지속해나갈 때 각자의 특성에 맞게 좀 더 합을 쉽게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되었다.


ㅡㅠ샤.png 내 결과는 이 8개 중 1개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전체 10명 중 나를 포함해 5명이 동일한 결과를 얻었단 것이다. 전 인구의 7%라는데 그 그룹에선 절반을 차지했다. 소모임의 성격이 아무래도 반영이 되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5명을 두루두루 살펴봤더니, 과연 모두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똑같다? 아니다 다르다.


그런데 좀 더 흥미로웠던 점은 이들의 차이점이었다. 친해서 비교가 쉬웠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사건이나 관계 등을 바라보는 개별의 시선이 상당히 달랐다는 점이다. 마치 그 성격검사에서 태어난 다둥이들이 각자 다르게 성장한 것처럼 느껴졌다.


힘든 도전을 해야 할 때 한 분은 사업가인데, 일단 부딪혀서 문제를 돌파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한 분은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서,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힘들어했다. 사람의 타고난 성격에 대해서 누구는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고 또 다른 부류는 사람은 힘들지만 변하긴 한다고 이야기했다.


즉 타고난 성향의 기본 형태에, 그들의 환경과 사고방식, 등에 따라서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리 관찰하다 보니, 모두의 다른 개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랬다. 5명은 같은 불에 묶였지만 너무 다른 사람들이었다.


다양한 검사 '나는 누구인가.'는 정말 당신을 규정하는가


우리는 살면서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여러 검사를 거치게 된다. 비단 성격검사뿐 아니라 입시, 인성검사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현재 내가 누군지를 규정당하곤 한다. 심지어 이를 못 참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점을 치기도 한다. 우리는 미래도 테스트한다.


문제는 그렇게 나온 '결과'를 우리가 소화하는 방식이다. 보통은, 그런 검사가 소름 끼치게 잘 맞을 경우, 본연의 나를 규정하는 하나의 자격까지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결과가 결코 당신을 정확하게 증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심지어 나에게 나 자신도


설상가상으로, '난 그런 사람이야.'라는 자기에 대한 암시를 스스로 걸고 그 방식대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진짜 세상을 그런 방식으로 보고, 그렇지 않은 것을 보지 않고 넘어간다는 점이다. 이를 인지 편향이라고 한다.

혈액형별 성격이 대표적이다. 누군가를 만나면 먼저 혈액형부터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는 사람들을 인식하면서 여러 축적된 데이터를 쌓아온 방식일 것이다. 그런데 A형에게서 소심함을 B형에게서 거친 리더십을 O형에게서 사회성을, AB형에서 싸이코(?)를 발견하려 노력하진 않았는지 생각해보자.


이러한 인지 편향을 인간이 쉬이 저지르는 이유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낯선'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받아들이는 정보를 패턴화 하려고 한다. 현재 마주친 낯선 것을 내가 아는 익숙한 것으로 전환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그 낯선 것을 이해했다고 인식한다.


테스트는 대상의 '잠재력'을 틀에 끼워버린다.


이 부분에서 가장 커다란 단점은, 그 인식을 토대로, 대상이 가진 잠재력을 뭉개버리는 것이란 점이다. IQ 테스트를 만든 프랑스 학자 알프레드 비네의 원래 목적은 서열화가 아니었다. 아이들의 다른 특징대로,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능력을 계발시켜주기 위함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IQ를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가.


과학적이지 않은 미신 같은 테스트에는 당연히 경계해야겠지만, 심지어 현재의 대상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테스트 결과더라도 마찬가지다. '당신은(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것을 현재 아는 것은 결코 '미래'에도 대상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테스트 결과에 나를 규정지을 권력을 주지 않는 것.


그래서 이런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겪는 다양하나 테스트를 그저 '현재'를 표현하는 하나의 과정으로만 한정하는 것. 그리고 우리 자체를 규정하는 권력을 주지 않는 것.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생각하는 것. 다만 그 변화는 어렵고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니네들이 뭔데 날 판단해."ⓒ언프리티랩스타


이렇게 하면, 내가 가진 편견으로 인해, 내가, 그리고 상대가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좋은 방식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물론 기다림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덧 :무료 MBTI 테스트 이런 곳이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존감의 높낮이보다 중요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