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한 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제안하는 사람들이 겪는 가장 흔한 일들이 있다. 원래의 주변 인간관계에서는 굳이 겪지 않을 만한 일, 바로 단호한 거절이다. 나의 메시지를 읽지 않거나 답변을 주지 않거나 등등, 속 시원한 답변 없이 차단당한 느낌.
사랑을 고백하여 누군가에게 답변을 받으려 한다든지, 보험을 가입하게끔 하려고 먼 지인들에게 연락을 한다든지, 예전 고객들에게 영업을 하려 한다든지 할 때 거절을 당할 때가 많다.
거절을 당한다는 것은 상당히 불쾌한 감정이다. 다양한 심리 실험에서도 관계의 단절을 경험한 사람들은 실제 이를 통증으로 느낀다는 것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상대가 무표정하게 있다고 상상해보자. 내가 하는 말과 상관없이 상대의, 시선회피 무표정은 실제 불쾌감과 심장이 덜컥거리는 등의 신체 감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반대로 따뜻한 대화는 따뜻한 핫팩이나 시원한 물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하는 친절한 인사만큼이나 더운 날 나에게 건네지는 시원한 음료수 하나가 비슷한 기분 좋은 감정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 전에 인터넷의 약정 기간이 끝났다. 어느 순간부터 인터넷 회사에서 마구 연락이 온다. 듣고 10초 안에 '죄송합니다.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딱히 큰 감정은 없다. 귀찮다는 정도의 감정이 있다. 상대가 밉다거나 억한 심정이 있지는 않다. 그리고 그 일을 순식간에 잊어버린다.
즉 거절을 하는 입장에서는 특히나 상대와의 관계가 그리 깊지 않은 상태거나 큰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면 거절하는 당사자는 큰 결심으로 거절을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거절당하는 입장에서는 불쾌감이나 우울감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 감정들에서 어떻게 빨리 벗어날 수 있을까? 거절당했을 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좋다. 여기에는 내가 누군가에게 던지는 여러 가지 형태의 요구들이 다 포함된다.
상대가 나의 제안을 거절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잘 던진다면, 생각보다 상황을 객관화해서 관찰하는 게 가능해진다. 내 안의 감정에서 사로잡혀서 괴로워하는 상황에서 조금 더 중립적인 곳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인정'의 전 단계에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되는데 그렇게 되면 희한하게도 괴로운 감정이 옅어진다. 그리고 감정 영역에 머물러 있던 것이 이성의 영역으로 옮겨오게 된다.
아 마치 내가 누군가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처럼 상대의 거절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구나
이 예시는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
왜 상대가 반드시 나를 좋아해 주어야 하지? 굳이 나를 좋아해 주지 않아도 상대에게 큰 문제가 있는 건가?
왜 내 제품을 반드시 사줘야 하지? 내 제품이 필요 없을 수 있지 않나?
이렇게 감정이 정리되고 나서 해결책을 생각해보면 에너지를 쏟기가 조금 더 간단해진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개선해야 할 점과 그리고 개선이 어려운 점을 감정적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는데 온전히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거절에 괴로워하느라 다음 스텝을 내딛지 못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 거절당할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서 시도를 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내가 바라는 변화는 없거나 그 속도가 아주 느리게 찾아온다. 각자의 선택이다.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