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서 무너진 일상을 즉시 회복하는 방법
진짜 문제는 추석에 무너진 일상이 아니라, 무너진 마음이다
추석이랑 개인사정이 겹쳐서 잘 되던 습관이 무너졌어요. 다시 진행하려고 하니 참 어렵네요.
9월 말의 코칭의 주제는 대부분 무너진 일상에 대한 회복이다. 습관으로 쌓아온 공든 탑이 추석 때 무너진 분들이 많다. 식단도 무너지고 운동도 무너지고 체중은 1~2kg 증량을 했고.. 잘 되던 흐름이 끊겼다는 민원이 가득하다.
습관디자인의 특징은 워낙 내 생활에 맞게 큰 스트레스 없이 차근차근 습관을 디자인해나가기 때문에, 실패 없이 지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습관은 반복행동이 아니다. '습관 -행동-보상'의 구조가 단단히 결합된 형태이다.
많은 사람들의 습관에 대한 오해가 습관이 단순한 '반복행동'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습관은 신호-행동-보상이라는 구조로 형성된다. 여기서의 '신호'는 습관을 시작하게끔 도와주는 일종의 방아쇠다. 마치 알람을 듣고 일어나는 것처럼(청각 신호) 어떤 방식이든 행동의 시작점에는 신호가 있다.
추석에는 이런 방아쇠가 갑자기 사라진다. 시작점이 사라지게 되니 이어서 와야 하는 행동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실패할 수밖에 없는 연휴 전 코칭에서는 먼저 백신을 놓기 시작한다.
아마 추석(설)에 습관이 무너질 거예요. 친척 집에 가서 스쿼트를 못할 거예요. 오래 씹기도 주변의 시선 때문에 잘 못하실 거고요. 공부도 잘 안 될 거고 책 읽으면 유난 떤다고 할 거예요.
명절은 마치 내가 평소 살던 동네가 아닌 이국적인 나라로 여행을 가는 것과 같다. 똑같은 루틴은 다른 외국인(친척)들에 의해 관찰되고 방해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습관을 이어나가려는 노력은 마치 외국의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서 김치찌개를 끓이려는 노력과 같다. 평소와 다른 조건에서 같은 맛이 나올 리가 만무하다.
어차피 명절에 잠깐 쉰다는 것은 전체적 관점에서 습관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아주 작은 시간이다. 본질적 문제는 그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행동이 멈추는 게 아니라 이를 '망했다'라고 여기는 게 문제다.
목표 실패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실패했다는 감정'이다.
사람의 목표 달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동기부여나 노력 의지력보다 '환경'이다. 이간은 환경에 큰 영향을 받고 그만큼 빠르게 적응하고 환경에 맞는 습관을 만들어낸다. 맹자의 어머니가 삼천 번이나 맹자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다녔던 것은 이를 잘 알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목표 실패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실패'라는 감정이다. 실패했단 감정은 먼저 실패를 결정짓는 기준이 존재하는데, 이 기준은 행동이 발생하기 전에 결정되고 행동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결정짓는 척도이다.
꽤 오랜 시간 목표 달성을 위한 특정 행동을 해갈 때는 기준이 매번 충족되기 때문에 '실패'를 경험하지 않는다. 그런데 외력(연휴)에 의해서 멈춰진 행동을 경험하면 기준이 '실패'를 판정하기 시작한다.
실패했단 감정은 10초 이내 사라지지만 곱씹으면 증폭된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속성은 일종의 결과물이고 휘발성이 강하다. 감정은 보통 3초 이내로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상태를 곱씹기 시작하고(난 왜 이것밖에 못하지?) 곱씹을수록 감정은 증폭된다.
다시 시작하는 게 어려운 마음이 생긴다. 이런 일은 비단 연휴뿐만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목표 달성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진짜 원인이 내 부족함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훈련
그런데 같은 상황을 객관화 하고 진짜 문제인 신호의 문제를 발견한다면, 상황은 쉽게 역전된다. 그러면 내 부족함이 원인이 아니라, 연휴와 같은 강한 환경의 변화가 행동을 멈추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실패가 아니라 경험을 통한 학습을 한 것이 된다. 그리고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있을 경우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수 있다.(ex) 아 그냥 연휴 때는 잠깐 쉬고 그다음 날부터 다시 시작하자.) 이는 일종의 회복탄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여러 번의 훈련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일종의 후천적 능력이다. 오히려 이번 추석에서의 퍼짐이 이 능력을 획득할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당신은 정말 실패한 것인가 아니면 가짜 실패를 진짜로 만들고 있는가?
습관디자이너의 습관수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