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SNS 등을 끊으려고 해도 매번 실패하는 이유
요즘은 청년 분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꾸준히 들어오는 편이다. 먼저 수업 중에 어떤 습관이 궁금하시냐고 질문을 하고 시작하는 편인데,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습관에 대한 요구가 비슷한 편이다.
가장 많이 물어오는 습관은 바로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습관에 대해서 깊이 파고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핸드폰 중독습관으로 이어진다. 즉 밤늦게까지 SNS, 웹툰 웹소설, 넷플릭스, 게임 등을 하다가 늦게 자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 핸드폰을 한참 붙들고 있는 것이다.
공기 다음으로 우리가 많이 접하는 게 바로 핸드폰이다. 하루 일상의 모든 빈틈을 스마트폰이 채우고 있다. 이 글을 보는 분들도 아마 대다수가 핸드폰을 이용 중일 것이다.
한국인의 미디어 행위 시간이 2019년 기준 평균 104분 정도 된다고 한다. 이 추세는 2021년에는 더 늘었을 것이다. 평균적으로 2시간이 안 되는 거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4시간 이상 사용하는 사람이 50%가 넘어간다. 특히나 스마트폰 사용시간으로만 보면 평균 3시간 40분이라고 한다. 20대의 수치는 4시간이 넘어간다고 하니, 내 주변 사람들 10명 중 5명은 하루 4시간 이상을 핸드폰을 붙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중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 없는 한 순간도 참지 못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문제는 뭔가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들도 스마트폰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공부를 못하고, 책을 못 보고 잠에 들지 못하는 데 있다.
이를 흡연율과 비교해보자.
2019년 기준 대한민국의 현재 흡연율은 21.5%라고 한다. 그중 남자 성인은 전체 성인 중 1/3이 흡연을 할 정도다. 담배를 처음 접한 사람이 중독될 확률은 80%라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미디어를 시용하는 사람 중 하루에 2시간 이상 보는 사람이 전체의 80% 정도 된다고 하니, 담배의 중독률과 어느 정도 비교해볼 만하다.
그런데 문제는 담배의 1년 금연율이 5% 정도라는 것이다. 1년 이후는 당연히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도 그만큼 2시간 이하로 사용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해볼 수 있다.
담배와 달리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가장 커다란 이유는, 담배는 없어도 적어도 삶의 영위하는데 곤란하거나 불편한 상황이 중독증상 또는 흡연자들과의 친교 기능 떨어짐 등 외에는 크게 없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없으면 생활이 너무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와의 대화 기능, 결제 기능, 마케팅 수단, 쇼핑 기능, 오락 기능, 등 하루에 업무를 포함해서 수없이 많은 컨텐츠가 스마트폰 없이는 아주 불편해지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그래서 손에서는 놓지 못한 상황에서 사용 빈도와 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스마트폰과 담배를 같은 글에 끌고 나온 이유는 두 가지가 중독되는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담배가 습관이 되는 방법은 담배의 니코틴이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흡수되면서,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을 분비하게 되어, 우리에게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이 안에 있는 수많은 즐거운 컨텐츠들은, 우리 몸에 흥미와 즐거움 그리고 작은 성취감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스마트폰을 만지는 동안 우리 뇌에 '즐거움'이라는 감정이 일어나도록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담배의 하루 1갑, 즉, 10개비가 뇌를 자극하는 것은 스마트폰이 우리의 심심한 순간 뇌를 자극하는 것처럼 낮은 강도의 즐거움을 잦은 빈도로 자극하는 방식이다. 즉 자잘하게 자주 작은 즐거움을 통해 습관을 만든 것이다.
그러면 우리 뇌는 신경 가소성에 따라 실제 담배 그리고 핸드폰과 우리의 연결을 강화한다. 이렇게 강화된 습관은 반대로 끊을 때 즐거웠던 것과 정반대의 비슷한 강도로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즉, 내가 자잘하게 느꼈던 담배와 스마트폰의 즐거움을, 끊을 때, 소소하고 자잘하게 불행하게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연하는 모든 순간 자잘하게 불행하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하지 못하는 하루는 자잘하게 불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담배를 끊을 때 많이 사용하는 게 중독되는 핵심 원인을 니코틴을 주입하는 금연껌이나 니코틴 패치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조차 성공률이 20%가량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그래도 성공률을 4배 가까이 올리는 것은 놀라운 효과라고 할 수 있다.
혹은 금연자들 중에서는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먹는 즐거움도 마찬가지로 도파민을 방출하기 때문에, 담배의 즐거움을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담배만큼 아니 담배보다 끊기 어려운 스마트폰을 하루 2시간 이상 줄이려면, 스마트폰이 주는 즐거움을 그대로 유지할 만한 거리를 만들면서 줄여나가야 한다. 처음부터 안 보겠다 하면 정말 잘 안 된다. 스마트폰을 안 하는 시간에 도대체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게 당신에게 즐거움을 주는가.
우리가 공부나 독서 등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하는 것이 이 행동 자체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것과 오랜 시간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성취'라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 즐거움은 스마트폰의 즐거움보다는 약하지만 은은하다. 마치 액상과당보다는 약하고 중독성은 약하지만 쌀밥의 단맛처럼 은은한 단맛이 있다.
역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있다. 스마트폰을 끊지 말고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긍정적인 활동을 높여가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공부나 글을 읽는 방식의 컨텐츠를 늘려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완전히는 당연히 안 된다.
그런데 하루에 5분 이하로 이런 활동들을 집어넣게 되면, 스마트폰 이용이 마치 세균전 게임처럼 된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긍정적인 행동의 크기를 부정적인 행동을 넘어서기까지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스마트폰을 줄여가고 낮춰가는 것은 중독자들의 일상에서 아주 중요하고 단단한 행복 하나를 부수는 행위와 같다. 우울함은 우울한 감정을 느껴서 오는 게 아니다.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때 온다.
그러면 핸드폰을 줄여갈 때 그만한 새로운 행복거리로 대체해야 한다. 이때 기존의 머릿속 신경다발이 새로운 즐거움에 대한 연결을 발견하면서 전기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뇌를 변화시킨다. 새로운 즐거움에 대한 지속적인 자극은 그 신경의 연결을 강화시킨다. 그리고 잘 사용하지 않는 기존 연결을 퇴화시킨다.
담배는 끊는 것이 아니라 참는 것이란 말이 있다. 흡연자였던 사람들은 언제든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건데, 그만큼 한 번 맞봤던 중독을 나중에도 매력적이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적게 보는데 혹은 안 보는 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완전하게 결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가장 좋은 것은 아예 그 행동을 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담배보다 더 자주 볼 수 있는 게 주변 스마트폰 하는 사람들이다. 결국 대체 거리를 찾지 못하게 되면 아무리 줄이게 되더라도 원래대로 쉽게 돌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