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디자인 칼럼 "시작이 안 되는 이유"
C :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해요. 그런데 대충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고 지금부터 할 것은 노력뿐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정작 시작이 잘 안 돼요.
그래서 이곳저곳 동기부여 강연도 다녀보고 창업을 도와주시는 분께 코칭도 받아봤어요. 그런데 결국 제대로 성실하게 실천하지 못하고 멈춰버렸어요. 돈만 날렸죠.
그런데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 해야 되긴 해요. 그런데 미래가 불안하면서도 막상 도전하려고 하면 도대체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고 책상에 앉아서 스트레스받으면서 딴짓만 해요.
나: 그러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모르고 계신가요?
C: 아니요 알아요. 저는 지금 열심히 저와 제 주변 사람들에게 제 제품을 알리고 예약받고 다녀야 해요. 제 제품은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샘플들을 가지고 계속 검증받아야 해요.
나: 그러면 하실 것을 다 알고 있는데 왜 안 하고 계신가요?
C: 뭔가 마음의 문제인 것 같아요. 시작하게 되면 머리가 하얘져요.
나: 인간의 미래를 계획하는 뇌는 '전전두엽'이라는 곳이에요. 가장 진화된 뇌면서, 미래를 예측하고, 예측을 위한 정보를 모으는 곳이죠.
문제는 예측을 위한 정보를 충분히 모으지 못할 때 발생해요. 충분치 못한 정보를 가졌을 땐, 평소의 비슷한 사례들을 끌고 와서 이들을 토대로 미래를 시뮬레이션해보거든요.
미래의 특징은 불확실성이죠. 이렇게 부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한 부정적인 감정과 불확실성이 겹치게 되면 우리 뇌는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불안이 자극되면 전전두엽은 과부하에 걸려 작동을 머무게 돼요.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것이죠.
C: 제 사례가 딱 그것인 것 같아요. 많이 불안해요. 이렇게 해봤자 성공할까 싶고 그러다 보니 뇌가 정지하는 것 같아요
나: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의 이성 시스템은 멈추고 본능 시스템이 활성화돼요. 오로지 '생존 모드'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죠. 이 생존 모드의 특징은 투쟁 또는 회피 반응이 자극된다는 점이에요. 즉 평소 불안을 해소하는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이 나온다는 뜻이에요. 게임하고 티브이 보고 인터넷하고 핸드폰 하고, 안 좋은 음식 먹고 스스로를 자학하는 듯, 불안을 잊기 위한 행동들을 하게 돼요.
C; 네.. 그래서 운동도 전혀 못하고 먹기만 해서 건강도 많이 나빠졌어요. 이걸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요
나: 이건 사실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아요.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되었던 여러 가지 행동 중 하나가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니깐요. 다만 내가 어느 상황에서 불안해하는지를 알고 한 번씩 대처해 나가며 서서히 좋아져요
또한 개인의 '기대감'도 불안에 큰 원인이 돼요. 시작을 할 때 목표를 크게 잡는 것을 말해요. 반드시 사업에서 성공하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실패할 것도 생각해보고 실패했을 때 스스로가 그리 크게 다치지 않을 방법을 미리 생각해보면 좋아요.
주식과 같은 곳에 투자를 할 때 가장 먼저 가져야 할 마음이기도 해요. 무언가에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면 우리의 마음을 크게 혹은 어느 정도는 이익을 볼 것을 생각하지만 동시에 잃을 미래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해요. 그리고 그렇게 되더라도 크게 후회하지 않게끔 마음을 다듬고 시작하는 게 좋아요. 안 그러면 언젠가는 그게 빠르든 느리든 잃는 순간이 올 텐데 이를 감당하지 못할 거거든요.
C: 그렇군요. 망할 가능성이라. 생각하기도 싫은데 망하면 타격이 없지는 않겠지만, 사실 금전적으로 크게 손해 볼 상황은 아닐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분명히 얻게 될 경험과 사람도 존재할 테니깐요 생각해보니까 저는 결국 사람들과의 고객 관계를 만드는 목표를 잡은 거군요. 저는 그 사람들을 남기고 싶어요.
나: 그런 마음이라면 시작하셔도 돼요. 좀 더 실현 가능한, 언제나 성공하지는 않지만 실패해도 금방 이겨낼 수 있는 마음가짐이에요. 그걸 위한 첫 스텝을 시작하세요.
C: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