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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힘을 자기 능력이라고 착각하고 있진 않나요?

그래서 혼자서 잘 못하는 겁니다.

by 습관디자인 김용환

코칭하다 보면 특정 환경에서의 나의 역량이 자기 실제 실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목격한다. 그게 공부든 아니면 특정 분야에서의 성취든, 자신이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 일정 정도의 성취력이 갑자기 사라진 느낌으로 당황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아니다. 그건 환경이 가지고 있는 힘이 사라졌기 때문에 자신의 본 실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냉정하지만 이를 인정해야지만 다음 스텝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가 쉽게 결정된다.


원래 자신은 능력 있는 직장인이었는데 퇴직 후, 무능해지고 무기력해졌다면, 직장이 가지고 있는 역량 위에 성취를 쌓아나갔던 것이다. 아마 애초에 직장이 없었다면 평소의 본인이 낸 성취의 반도 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환경은 아주 묘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성취와 관련되어 한 가지만 꼽자면, 딱히 큰 동기나 능력이 없더라도 환경이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게끔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아기는 자신이 아무리 밥을 먹고 싶은 동기부여가 잔뜩이라도 부모 없이는 한 끼의 식사도 해결할 능력이 없다. 부모는 아기의 밥을 위한 절대적인 환경이다. 심지어 설령 밥을 먹기 싫더라도 부모는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링거를 사용해서라도) 몸에 영양소를 넣어주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특정한 분야의 일을 할 때, 내가 가진 마음의 크기나, 혹은 능력 이전에, 내가 그 방향으로 가는데 주어진 환경이 얼마나 조성되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게 현명하다. 당신의 환경은 얼마나 당신의 성취를 북돋아주고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방해하고 있는가를 확인하란 뜻이다.


거리를 단축시켜주고, 에너지 낭비를 줄여주*는 것도 좋은 환경이고, 그 행동에만 집중하게 하고 다른 쪽을 못 보게 하는 것도 좋은 환경이다. 행동을 시작할 때 덜 망설이게 해 주고 시작을 빠르게 만들어준다면 당신은 환경의 도움을 받고 있다.


반대로 이렇게 환경의 도움을 받고 잇지 못하고 이를 오히려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환경이 당신의 행동을 막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지혜롭다.


추운 날씨라고 하늘을 틀어막을 순 없다. 다만 따뜻한 옷을 입을 순 있고 핫팩을 살 순 있다.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통제 가능한 요소를 찾는 것. 환경을 맞서는 게 아니라 환경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좋은 환경은 습관 만들기에 그래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뭔가 동기부여가 되어서 마음이 뿜뿜 하는가. 그렇다면 열심히 시작하기 전에 환경 조성부터 해보자.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들고 당신의 성취를 배가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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