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랑 습관은 상극입니다. 극적인 합의에 이르지 않는다면요.
목표는 필연적으로 습관과 거리가 있는 편이다. 처음부터 요약하자면 목표를 세우면 습관이 잘 안 만들어진다. 왜일까?
우리는 세우는 목표는 특정한 결과인 경우가 많다. 그게 시험 성적이든, 집을 깨끗이 대청소한 상태이든, 체중을 감량하거나 증량한 상태이든, 뭐가 되었든 결과가 나온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목표로 세우게 되면, 내 행동의 가치는 어디까지나, 그 목표의 달성 여부에 달려있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면 행동은 가치가 없어진다. 에라 모르겠다 해도 안 될 것 같으니 하지 말자 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충분히 행동으로 결과를 내더라도 마찬가지다. 결과가 충족되고 난 뒤에는 이제 결과도 봤는데 굳이 행동을 지속해야 해?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래서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은 목표가 달성된 시점부터는 가치가 사라지게 된다.
아이러니다. 목표를 세우는 그 순간에만 행동이 가치를 인정받고 그 전후로는 가치가 사라진다니... 하지만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매일 반복되는 행동이다. 습관이란 행동의 가치는 어디에 있냐면 바로 습관인 행동 그 자체에 있다. 여러분의 습관을 살펴보자.
매일 심심할 때 핸드폰으로 게임을 한다면 행동의 가치는 '즐거움'이다. 이 즐거움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기 때문에 행동을 한다. 열심히 게임을 해서 내가 전 세계를 제패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핸드폰 게임을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이렇듯, 목표를 위한 행동과 습관이란 행동은 서로 방향이 다르다. 그래서 어긋나면 쉽게 만나지 못한다.
그런데 목표를 달성하다가 그게 나도 모르게 습관이 되어버리는 특이한 경우가 있다. 그건 바로, 원래 목표를 위해 시작한 행동이었는데, 매일 행동을 할 때마다 즐겁거나 행복한 감정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다이어트하려고 운동을 시작했더니 그 운동이 나와 잘 맞고 무게를 늘려가거나 난이도를 높이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럼 그 행동은 습관이 된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수학 공식을 풀기 시작했는데 수학 문제에 집중해서 문제 하나하나를 풀어나갈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면? 그래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수학 문제로 푼다면? 그 행동은 습관이 된다.
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그 노력이 습관이 되기 위한 조건은 바로 원래 목표로 하는 행동보다 매일 하는 행동에서의 행복감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경우다.
즉 주객전도가 되는 것이다. 원래라면 목표 달성이 주였는데, 목표보다 행동 그 자체가 주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그 '부작용(Side Effect)으로 목표 달성이 되는 식이다.
애초에 목표를 세우는 뇌의 지향과 습관을 만드는 뇌의 지향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그런데 여러분이 만약 달성한 목표를 유지하고 싶다면 예를 들어 뺀 몸무게를 유지하고 싶다면, 식단 관리나 운동이 습관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런 경우 애초에 전략은 목표 달성이 아니라 '습관 만들기'에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습관이 만들어지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는 것이다. 그러면 목표 달성은 단기적으로는 속도가 느려지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달성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이게 습관의 마법이자, 많은 사람들이 목표 달성을 하다가 놓치게 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