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살을 빼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체중 107kg에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4주간 열심히 식단 하고 운동을 했는데, 체중이 생각보다 빠르게 빠지지 않아요. 2.7kg 정도인데, 맞는 속도일까요?"
미국에서 방영한 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수많은 초고도비만의 남녀 참가자들이 약 12주 동안 살을 빼는 프로그램이었죠. 남자의 경우 거의 200kg 여성들은 100kg 넘는 체중으로 시작했습니다.
12주가 끝날 당시 본인의 몸무게의 절반을 덜어낸 사람들의 성공한 다이어트 모습이 큰 화제였죠. 살을 뺀 사람들은 각종 동기부여 강의의 연사로 초청받고 준 연예인과 같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어요.
그런 그들의 6년 뒤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죠. 수년간 본인의 몸무게를 유지한 사람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은 프로그램 참여 당시의 몸무게 혹은 그 이상의 몸무게로 돌아가버린 거예요.
더 심각한 것은 그들의 기초대사량은 같은 체중 대비 500kcal 정도 낮아져 있었습니다. 소위 살찌는 체질이 된 것이죠. 일부 살을 유지한 사람들은, 위밴드술을 받거나 운동강사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 정도였습니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체중을 빼는데 가장 큰 목적을 둔 나머지, 몸이 기아 모드로 바뀌게 두었고, 그 사이에 평소 생활에서 본인을 살찌게 한 환경과 습관을 바꾸는 데는 신경쓰지 못헀다는 거예요.
그런 차원에서 목표는 사실 체중을 빼는게 아니라 빠진 체중이 유지될 수 있는 환경과 습관을 만드는데 중심이 맞춰져 있어야 해요. 세 가지 질문에 충분히 답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1. 음식의 소화 속도가 늦춰질 만한 음식 환경이 갖춰져 가고 있나요.?
우리가 살찌는, 정제되고 가공된 음식 환경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살이 찐 거예요. 괜히 가족끼리 몸무게가 비슷한 게 아니에요.
지속적으로 살이 찌지 않는 음식으로 냉장고가 채워져 가고 있나요? 혹은 주변에서 이런 음식을 구할 수 있는 외식업체를 충분히 찾았나요? 별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비정제 음식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환경은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죠. 심지어 가족의 음식까지 달라져야 할 수도 있어요.
2. 살이 찌지 않는 식습관을 만들고 있나요?
현재의 식사를 평생의 식사로 삼을 수 있나요? 단순히 닭가슴살과 삶은 고구마, 방울토마토가 식사라면 평생 먹기 어렵죠.
살이 찌는 음식이라면 채소의 함량을 높일 수 있어야 하고, 같은 음식이라면 덜 정제된 (면=> 밥=> 잡곡)등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스스로 요리를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식습관에 포함합니다. 혹은 씹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소화 속도를 늦추는 탁월한 방법이에요.
3. 운동이 전혀 괴롭지 않고, 매일 할 수 있나요? '
운동은 칼로리 제거기가 아니라 평생 즐길 취미가 되어야 유지할 수 있어요. 어떤 종목이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자신의 운동 분야가 있을 겁니다.
그러려면 높은 강도로 해선 안돼요.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대신, 즐거움 보단 괴로움을 느끼게 되거든요. 땀이 나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강도로(10분 내) 시작하면서 매일 하는 게 쉬워지는지 느껴봐야 합니다. 헬스든 요가든 걷기든, 맨몸 운동이든 좋습니다. 평생 운동을 찾아보세요.
2.7kg 감량의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현재 상태가 초고도비만이면 일수록 더더욱 살 빠짐이 아니라 유지하는데 집중해야 해요. 이런 힘이 갖춰지게 되면, 살은 훨씬 더 쉽고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어요.
그게 아니라 무작정 각오하고 살을 빼 나가면, 원하는 만큼 살을 뺀 순간, 혹은 빼고 빼다가 의지력이 빠진 순간, 살찌는 환경과 평소 배민으로 음식을 선택하던 살찌는 습관을 대면하게 됩니다. 그 고생하고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갈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