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언제든지 현재의 고난에서 탈출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30kg의 살을 뺐는데, 생활환경이 바뀌고 난 뒤, 먹는 것 조절도 안 되고 살이 찌기 시작했어요. 다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식단 관리도 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원래 몸무게로 돌아갈까 봐 너무 두려워요.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빨리'라는 단어가 국민성이 된 것이 사계절 탓이라는 말이 있죠. 유난히 춥고 습하고 더운 날씨를 3~4개월 주기로 겪고 있으니 때에 따른 빠른 변화가 필요하니, 굼떠선 생존이 어려우니깐요.
환경은 인간에게 가장 쉽게 습관을 만들어주는 조건입니다. 습관은 대부분 본능이 특정한 환경에 적응하고자 만든 무의식적인 반복 행동입니다. 여러분이 살이 쪘다면 그건 여러분의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겁니다.
그래서 다이어트는 일종의 환경에 대항하고자 하는 인위적인 노력입니다. 이성이 주도하고 의지력과 노력이 많이 투자되죠. 운이 좋게 이런 행동들을 습관으로 만들면 참 좋습니다만, 본능은 호락호락 습관을 만들어 주지 않아요.
여러분이 얼마큼 살을 뺐든, 제대로 본능의 주도하에 좋은 습관을 못 만들었다면 작은 환경의 변화만으로도 금방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거죠.
이는 마약중독 치료에서 여러 번 확인된 실패입니다. 마약 중독자들이 자발적으로 격리된 공간에서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성공적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설에서 벗어나서 다시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사회로 오는 순간, 대부분 실패를 경험합니다.
완연한 여름이죠. 그리고 이 시간을 위해 연초부터 몸을 만들어 온 사람들은 여름이 끝날 즈음 다시 사회로 돌아간 중독자들처럼 원래의 습관이 쉽게 발현됩니다. 노력과 의지력이 아니라 습관의 차원이거든요.
특히나 강한 운동과 무리한 식욕 절제를 통한 다이어트를 하신 분들은 마치 시한폭탄 같습니다. 폭탄과 같은 칼로리의 향연이 잠시의 방심을 기다리고 있죠. 본능은 마치 혹사 당해 강제 노역을 당한 기아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를 살이 찌는 체질이라고 합니다. 약간이라도 통제가 느슨해지고 순간의 기회가 찾아들면 다시는 기아 상태에 놓이지 않겠단 마음으로 처음 시작보다 더 안 좋은 상태로 몸을 이끌고 갑니다.
이런 상태인 사람들은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하려고 할 때 더 열악해집니다. 떨어진 기초대사량은, 탈모나, 면역 감소, 각종 피부질환, 수면장애 등으로 나타납니다. 운동을 하면 열이 얼굴에만 몰리기도 하죠.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의 다이어트는 시작부터 조금 달라야 합니다. 살 빠짐이 아니라 몸의 안정화가 목표가 되어야 하죠. 살 빠지는 식단이 아니라 몸이 정상화될 수 있는 식단을 찾아야 합니다.
애초에 습관을 만드는 방식으로 모든 것을 바꾸면 다릅니다. 처음 시작은 이게 맞나 싶은데 가면 갈수록 어떤 환경에서든 유지할 수 있는 무의식적인 행동을 내가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됩니다.
그러면 다이어트 요요가 크게 없습니다.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스트레스 없는 행동이 만들어졌고 이를 내가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으니깐요.
본능은 이성의 살빼야 한다는 목표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저 오늘 행복하고 위협 덜 받고 에너지를 덜 쓰길 바라죠. 그런 본능이 거부하지 않으려면 모든 시도는 작아야 합니다. 그게 생각보더 더 작아야 합니다.
작은 시도를 통해 내 본능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그제서야 습관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습관은 노력과 의지력이 아니라 본능이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