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결코 당신이 게을러서 살이 찐 게 아닙니다.

정착점 가설(settling point theory)은 무엇일까?

음식 조절을 집 밖에서는 잘하는 편인데 집에 자주 틀어박혀 있는 주말엔 완전히 망가지는 편이에요. 평소에 집에서 식사조절을 잘하기 위해서 무엇을 잘해야 할까요?


세트포인트는 내부 시스템, 세틀링 포인트는, 외부환경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던 '세트포인트'는 철저히 몸 내부의 신경계와 내분비계의 관점에서 정해진 몸무게가 있단 말이었어요. 오늘 소개할 내용은 바로 '세틀링포인트(Settling point)입니다.


이 이론은 철저히 체중이 '환경'과 '심리학'적인 이유에 영향을 받아 변한다는 관점이에요. 얼마나 쉽게 음식에 도달할 수 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 종류는 무엇인지, 그리고 같이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음식 등이 나의 체중에 영향을 준단 거죠.


살을 빼기 위해 비만인 친구들과 거리를 두었어요


20kg의 체중을 밴 한 분의 후기가 많은 분들의 공감과, 약간 아픈 이야기를 담아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어요. 그분의 방법 중에 비만인 친구들과 거리를 두었다.'라는 말이 있었죠. 그런 친구들 근처에 있으면 살이 찔 확률이 약 80%라면서요


가슴 아프긴 하지만, 우리는 같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비만도를 공유합니다. 가족끼리 비슷한 비만도를 가지는 것도 이런 이유가 많죠. 체질도 비슷한데 음식의 종류로 비슷하니깐요.


내가 게을러서 살찐 게 아니라 환경이 나를 살찌게 한 것


똑같은 나라는 사람이 만약 미국에 산다면 한국에 사는 것보다 비만이 될 확률이 높을까요? 낮을까요? 아니면 내가 100년 전 한반도에 살 때와 현재의 대한민국에 살 때 언제가 비만일 확률이 높을까요?


우리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답을 알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살이 쪘다는 것은, 내가 게을러서 살이 찐 게 아니라, 당신의 환경이 당신을 살찌게 했다는 뜻이에요.


우리는 환경을 거슬러 살 빼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문제는 당신이 살을 빼려는 노력을 한다는 데 있어요. 열심히 운동을 시작하고 식습관을 조절하려고 노력하는데, 집으로 가는 길에 편의점과 카페의 디저트와 치킨집이 있거든요.


습관의 원리에 따르면 우리의 습관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져요. 지금 현재 내가 가진 행동 중 99퍼센트가 습관인데, 그중 크게 내가 노력해서 만든 습관이 몇 개 안 되는 게 그 이유죠.


살찌는 환경은 우리에게 살찌는 습관을 만들어준다.


본래 특정한 방식의 식습관은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면서 만들어집니다. 습관은 환경이라는 '자극'을 신호 삼아 '행동'을 붙여 이에 대한 만족도 평가를 매번 내립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가면서 구매하게 되는 치킨과 야식을 먹었을 때, 결과적으로 후회하더라도 그 먹는 순간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하게 됩니다. 행동에 '긍정'이라는 감정이 붙게 되는 거죠.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나를 살찌게 하는 이유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이 있습니다. 혼자 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외향적인 파티 피플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맛있는 것을 먹는 행복을 놓기가 쉽지 않아요. 그리고 대부분 그런 음식은 고열량이죠.


혼밥은 까짓것 닭 가슴살 샐러드를 먹는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진 않습니다. 그런데 친한 친구와 만나서 닭 가슴살과 샐러드를 먹으면서 신나게 논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질적이죠.


세틀링 포인트의 교훈은 살 빠지는 환경을 만들려 노력하라는 것


즉 세틀링 포인트는 당신이 어떤 노력을 하든지, 당신의 체질과 큰 상관없이 당신의 '환경'이 당신의 체중을 조절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말은 다이어트를 위한 나의 노력의 방향을 가이드해주죠.


즉 살 빼려고 노력하지 말고, 살이 찌는 환경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란 말이에요. 내가 큰 노력이나 선택 장애를 겪지 않고서도 먹는 하루의 음식과 활동량이 있게끔 하라는 것이죠.


다음 글에 나의 세틀링 포인트를 낮출 수 있는 여러 가지 습관디자인적 꿀팁을 말씀드릴게요.


다이어트 습관디자인이 궁금하다면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세트포인트는 결코 당신이 살을 못 뺀단 말이 아니에요